①편에 이어서.

잘 웃는 사람도, 밝은 사람도 많지만 또렷한 눈빛과 굳건한 목소리로 건강함을 전달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지난 12일 성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배우 원진아(27)에겐 바로 그 힘이 있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하문수 역을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신인인데도 주연을 꿰찬 저력이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태도에서 묻어났다.

 

 

인터뷰가 낯설 텐데도 말을 유창하게 잘 한다고 하자 원진아는 원래 말이 많은 편이라며 유쾌하게 웃어 보였다. 원래 잘 휩쓸려 다니는 성격이 아니라는 그의 말처럼, 그 웃음에는 즐거움은 있되 가벼움은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그 역시 여타 연예인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는 게 하루 일과라고 말했다.

"제일 먼저 검색해 본다. 너무 신기하다. 반응을 많이 보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다. 사실 그걸 본다고 해도 사람이 변하진 않는다.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처음 드라마 티저가 나갔을 때는 주인공이 안 예쁜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너무 평범하다고.(웃음) 사실이 아닌 건 아니니까, 문수가 예쁠 필요는 없으니까, 했다. 오히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외모 때문에 문수가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 앞으로 연기할 때 큰 제약을 받지 않을 것 같다 난 좋다."

연예인은 대중 앞에 나서서 매력을 최대한 발산해야 한다. 그 때문에 내적으로 고갈되는 경우가 많다. 배우로서, 동시에 연예인으로서 원진아의 생각은 어떨까.

"사람에 치이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최대한 안 달라지는 게 중요하다. 주변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다행히 주변에 나를 잡아 줄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도 사람 차이인 것 같다. 내가 만난 분들은 대부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너무 따뜻하고 배려가 많은 분들이었다. 좋은 케이스를 많이 본 것 같다."

 

 

단아한 분위기와 중저음의 목소리로 원진아는 '포스트 수애'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별칭에 쑥스러워 하면서 "작품을 더 하면 원진아라는 사람, 나 자체로 봐주지 않을까"라고 다짐을 드러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롤모델이 바뀐다는 배우, 하고 싶은 연기가 무궁무진하게 많은 원진아에게 배우로서의 신념을 물었다.

"꾸미지 않고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다. 내가 가짜면 사람들도 가짜로 받아들일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 갑자기 들킬 것 같다. 같이 하는 선배님들 보면 진심으로 하는 게 느껴진다. 가슴으로 느끼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 술 취한 신을 찍을 때도 귀여워 보여야 하나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억지로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진짜처럼 하라고 하시더라. 과하지 않게 하니까 대중들도 오히려 그걸 귀엽게 봐주셨다. 뭐든 진짜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거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원진아는 "우리 드라마 끝났지만, 뒤늦게라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사진 권대홍(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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