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마더’에는 가정폭력을 겪은 피해자가, 성인이 돼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 위치에 서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28일 방송된 ‘마더’ 11회에는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일삼아 온 설악(손석구 분)이 과거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것이 밝혀졌다. 설악은 혜나(허율 분)를 납치해 영신(이혜영 분)과 수진(이보영 분)을 상대로 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는 혜나의 생모 자영(고성희 분) 역시 개입되어 있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설악은 돈이 입금 되기를 기다리며 혜나를 데리고 폐쇄된 보육원으로 숨어 들었다. 혜나의 목소리라도 확인하고 싶다는 수진의 뜻에 설악은 음성녹음을 연락을 취하는 일을 허락했다. 반드시 수진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혜나의 희망마저 못마땅했던 설악은 “못된 아이는 죽어버리는 게 엄마한테 좋거든?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죽어”라고 겁박 했다.

 

겁에 질려 있는 혜나의 모습에 설악은 “네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가 뭔지 알아? 안 울었기 때문이야. 신기하게 울지 않았지. 딱 하루 빼고, 찡이 죽은 날. 그날 내가 말했지. 네 눈에서 눈물 떨어지면 죽는다고. 그 날밤에 원래 죽는 거였어, 그 여자가 널 찾아내지만 않았으면. 규칙은 똑같아, 네 눈에서 눈물 떨어지면 죽는 거야 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혜나와 설악은 보육원 한 쪽에 남은 ‘버려진 아이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설악이 “애들은 전부 다 엄마를 기다리지만 데리러 오는 엄마는 한 명도 없어”라고 말하자 혜나는 “삼촌도 삼촌 엄마가 이런 데다 버렸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설악은 “엄마 기다릴 때 늘 조마조마했어. 오늘은 어떤 엄마가 올까, 사실 우리 엄마는 두 명이였거든. 좋은 엄마, 나쁜 엄마”라며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오가며 자신을 학대하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다.

설악은 마지막 아침상을 차려놓고, 집에서 목을 맨 엄마를 떠올리며 “난 그때 이후로는 한 번도 안 울었어. 우는 애들 보면 참을 수가 없어”라고 그토록 우는 아이들을 싫어했던 이유를 밝혔다. 설악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세상살이를 비관하는 홀어머니 아래 자라온 혜나는 “삼촌이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요. 내가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우리 엄마 죽지 않았을 텐데.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거든요. 엄마가 약을 많이 먹고 안 일어났을 때 내가 없었으면 우리 엄마 안 죽었을 텐데,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위로했다. 자영을 생각하며 눈물 짓는 혜나의 모습에 설악은 다시 한 번 울지 말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혜나는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설악을 보며 “삼촌, 삼촌도 울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결국 설악은 자신을 투영한 듯한 혜나의 모습을 견디지 못해 검은 봉투를 가져와 아이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은 설악이 결국은 또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대물림 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한편 상처받은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그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마더’는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30분 tvN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사진=tvN '마더'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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