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천만 열풍, 독한 범죄스릴러 ‘독전’의 열기가 지배하는 오뉴월 극장가에 질긴 생명력을 가동시키는 독립영화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관객의 현실인식을 일깨우는 4편과 시선을 맞췄다.

 

◆ 30대에 관하여 ‘마중-커피숍 난동 수다사건’

 

어린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었던 7명의 남자친구들이 있다. 준한(김준한), 대식(류대식), 웅기(문웅기), 기국(성기국), 준영(송준영), 재영(정재영), 지훈(차지훈)이 모여 청춘과 중년 사이에 낀 30대의 기분 그리고 처지에 대해 끝없는 수다를 벌인다. ‘토크 버라이어티 장르’를 표방한 영화는 재기발랄한 유머와 대사, 자유롭고 가벼운 분위기가 지배한다. 하지만 수다 내용에 귀를 기울이면 가난과 도태, 실망과 불안이 도도히 흐른다. 7명 배우 전원이 각본에 참여해 자신과 캐릭터를 밀착시켜 생생함을 더한다. 감독 임혜영. 5월17일 개봉.

 

◆ 청춘의 소확행 시트콤 ‘오목소녀’

 

‘걷기왕’으로 눈도장을 찍은 백승화 감독 신작이다. 한때 바둑왕을 꿈꿨으나 현실은 기원 알바인 이바둑에게 찾아온 소확행, 오목에 오늘을 건 한판 승부를 담았다. 감독의 유니크한 감성, 사소한 소재로 비범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낸 재치, 박세완 안우연 이지원 장햇살 배우의 싱그러운 케미, 만화 같은 영상미 등이 색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져도 괜찮다”는 대사는 “지금 이대로도 좋다”는 응원의 메시지로 실패의 쓴맛을 들이켜야만 하는 현실 속 청춘을 상큼하게 위로한다. 5월24일 개봉.

 

◆ 현대사 비극 고발 다큐 ‘서산개척단’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감독 이조훈)은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사회명랑화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자행한 무고한 청년·부녀자들 납치, 희대의 대규모 강제결혼식, 공식 집계조차 없는 은폐된 죽음 등 지난 57년간 봉인된 피맺힌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5년에 걸친 심층 취재와 세련된 촬영, 점입가경으로 전개되는 스토리텔링,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의 OST 등 웰메이드 상업영화 못지않은 영화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상)을 수상했다. 5월24일 개봉.

 

◆ 신예 감독 3인의 극장전 ‘너와 극장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독립영화 신예 감독 3인(유지영 정가영 김태진)의 재기가 돋보이는 극장전이다. ‘극장’을 소재로 다양한 상황과 드라마를 펼쳐나가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극장에 대한 각자의 추억을 환기한다.

‘극장 쪽으로’는 낯선 도시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선미(김예은)가 극장에서 보내는 하루다. ‘극장에서 한 생각.’은 영화감독 가영(이태경)과 모더레이터(임성미)가 참여한 GV 현장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우리들의 낙원’은 민철(오동민)을 찾기 위해 종로 일대에서 고군분투하는 세 남녀(박현영 김시은 서현우)의 청량한 시간을 담았다. 서울독립영화제 제작지원·개막작. 6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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