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라는 굵직한 정치 이슈 뒤,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다. 올해는 국내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4년마다 열리는 축구 제전 월드컵이라는 빅 이벤트가 겹쳐 열리는 흔치 않은 해다. 

하지만 ‘죽음의 조’ 편성에 따른 대표팀의 낮은 16강 진출 가능성 등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나간 뒤라는 점도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관심이 타오르기에 오히려 나쁜 조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월드컵은 한 달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진행된다. 꼭 한국 대표팀의 활약이 크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스타들의 플레이에 감탄하는 주변 축구팬들의 대화에 낄 일이 많은 시기다.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함)’이라 하더라도 월드컵 시즌을 맞아 이들과의 ‘얕은 대화’를 위한 상식을 마련해보자. 

 

러시아월드컵의 마스코트. 사진=연합뉴스

 

○왜 ‘죽음의 조’인가

한국은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 편성된 이후 ‘죽음의 조’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단 FIFA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의 위압감이 대단하고, 나머지 두 나라 스웨덴(FIFA 랭킹 24위)과 멕시코(FIFA 랭킹 15위) 역시 한국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이 훨씬 앞선다.

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월드컵 예선에서 4승1무3패를 기록했지만, 독일은 이번 예선기록 10승을 자랑한다. 게다가 총 4번의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축구 강국인 만큼, 한국이 이런 팀과 조별리그에서 겨루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는 시선도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 현장. 한국, 멕시코, 스웨덴, 독일이 F조로 편성돼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2002년 이전과 이후, 한국 월드컵 성적은?

‘4강 신화’에 빛나는 2002년 이후 한국의 월드컵 성적은 사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16강 진출 외에는 별로 언급할 것이 없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1승1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1승1무2패로 8강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1무2패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면서,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래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까지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었다. 조별리그에서의 승리 역시 2002년 폴란드전이 처음이었다. 이 대회에서 4강에 진출, 4위를 차지하는 드라마를 쓴 역사는 여전히 국민들의 가슴에 뜨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당시 한국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처지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 진출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각 조에서 ‘최약체’ 취급을 받고 있다. F조의 한국을 비롯해 일본(H조), 이란(B조), 호주(C조), 사우디아라비아(A조)가 아시아를 대표해 본선 무대에서 뛴다. 월드컵 조별리그는 승점 순으로 2위까지 16강에 진출하게 되는데,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소망 역시 16강 진출이다. 

그러나 ‘축구강국’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편성된 B조의 이란이나, FIFA 랭킹 8위 폴란드 및 남미의 강자 콜롬비아(FIFA 랭킹 16위)와 한 조인 H조 일본 역시 한국만큼이나 16강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국가들이었던 한국, 일본, 이란, 호주가 모두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탈락했던 아픔이 있는 만큼 아시아 국가들이 조별리그 1승이라도 올리면 ‘이변’으로 축하를 받을 상황이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독일과 3차전을 치를 카잔 아레나 경기장. 사진=AP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봐야 할 경기일정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는 15일부터 29일까지 14일간 진행된다. 16강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는 6월 30일부터 7월 16일까지다. 16강 진출이 좌절되면 7월의 토너먼트는 말 그대로 ‘남의 잔치’가 된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18일 밤 9시(이하 한국시각) 스웨덴전이다. 이어서 24일 0시 멕시코전, 27일 오후 11시 독일전이 예정돼 있다. 세 번의 경기 중에서도 우승후보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너먼트의 마지막인 결승전은 7월 16일 0시, 3-4위전은 7월 14일 오후 11시다. 특별히 축구 팬이 아니더라도 월드컵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감상할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