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3 대표팀이 키르기스스탄과의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0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예선 3차전 키르기스스탄전을 치렀다.

 한국은 최전방에 대회 4호골을 넣은 황의조(26, 감바 오사카)를 배치됐고, 손흥민-황인범(22, 아산무궁화)-나상호(22, 광주)가 2선을 날카롭게 노렸다. 중원에 장윤호(22, 전북)와 이승모(20, 광주)가 나서며, 포백은 김진야(20, 인천)-김민재(22, 전북)-정태욱(21, 제주)-김문환(23, 부산)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 골키퍼가 꼈다.

이날 한국은 말레이시아 전의 패배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듯 초반부터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수비수를 다섯이나 두는 포메이션으로 수비 문을 꽁꽁 걸어 잠근 키르기스스탄의 수비를 맞아 우리 공격진은 세밀한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정신 못차리게 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한국은 이날 4-3-3로 전환해 공격의 창을 벼렸다. 공격 2선에 배치된 손흥민과 나상호가 꾸준히 좌우 스위칭하며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골문을 노렸다. 특히 전반 7분 타이밍 빠르게 올라간 크로스를 손흥민이 가슴과 오른발로 트래핑, 왼발 슈팅을 날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같은 압박에 전반엔 꾸준히 좋은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경기부터 이어진 부진한 골 결정력에 대표팀이 머뭇거리는 사이, 키르기스스탄은 선후비 후역습 전략으로 의외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전반 16분 중앙수비수 김민재가 깊은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다음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에도 전반 20분, 왼 측면을 뚫어낸 김진야의 과감한 돌파에 이은 상황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전반 26분 황인범이 과감하게 시도한 드리블 돌파 등 또 한 번 좋은 공격을 펼치며 좋은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끌고 왔다. 그러나 꾸준히 한방이 문제였다.

그리고 이어진 전반 29분. 나상호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 트래핑하던 중 상대의 차징에 밀려 골대 정면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아주 좋은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찼지만, 아쉽게도 상대 수비벽에 맞고 바깥으로 흘렀다. 아직 손흥민의 체력이 다 회복된 모습은 아니었다.

우리 대표팀이 좋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키르기스스탄은 무리한 움직임을 계속 보였다. 전반 34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패스를 하던 황인범을 과한 반칙으로 또 한 번 프리킥 기회를 내줬다. 두 번째 찾아온 기회에선 황의조가 찬 공이 골문 위쪽으로 뜨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공격 일변도로 경기를 끌고 가던 대표팀은 키르기스스탄의 빗장수비를 좌우 측면, 정면을 오가며 요리조리 공략했지만 무의미한 공격이 이어졌다. 더불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초반엔 보이지 않던 패스 미스가 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전반 46분, 추가시간 막바지에 손흥민이 전력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시리아 주심의 알 수 없는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고, 전반은 0-0으로 마쳤다. 슈팅시도를 14번이나 하고도 유효슈팅을 두 개 밖에 날리지 못한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에도 대표팀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황희찬이 별명처럼 ‘황소’ 같은 움직임으로 키르기스스탄 수비를 얼어붙게 했다. 전반 피지컬이 좋은 나상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학범 감독이 선택한 히든카드였다.

후반 한국 대표팀은 김문환, 김진야의 빌드업으로 측면을 꾸준히 노렸고, 황인범, 황희찬이 중앙을 공략했다. 여기에 ‘에이스’ 손흥민이 측면과 중원을 오가며 선수들을 다독이고 공격에 무게감을 높였다. 전반보다 더 짜임새 있는 공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도 바티르카노프, 압두라크마노프 등 발이 빠른 선수들을 내세운 빠른 역습으로 반격을 준비했다.

한국의 맹공이 이어지던 후반 17분, 왼쪽 코너에서 미드필더 장윤호가 올린 크로스를 골문 오른쪽에서 논스톱 오른발로 때려 지루하게 이어진 0-0의 균형을 깼다. 손흥민의 장기인 강한 슈팅이 살아있는 장면으로 이번 경기의 부진을 한방에 씻어냈다.

 

1-0으로 골이 나자 선수들은 힘을 냈다. 무거워 보였던 움직임은 가벼워졌고 좋은 찬스도 더 많이 나왔다. 여기에 후반 27분 나상호와 교체 투입된 이승우가 빠른 발을 앞세워서 공격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하지만 더 이상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41분 역습 찬스에선 황희찬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손흥민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막혔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이날 한국은 24개의 슈팅을 때리며 3개에 그친 키르기스스탄을 압도했고, 유효슈팅도 8개로 쉼 없이 골대를 두드렸다. 하지만 이제 토너먼트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부족한 골결정력을 보완할만한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오는 23일 이란과 토너먼트 첫경기를 펼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