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아이돌’(이하 ‘이세돌’)이 현실에서도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왁물원'
사진=네이버 카페 '왁물원'

‘이세돌’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스트리머 활동을 하고 있는 ‘우왁굳’이 론칭한 버츄얼 스트리머 걸그룹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그룹으로, 현실의 모습 대신 VR(가상현실)을 이용해 3D 아바타를 내세워 활동하는 그룹이다.

‘이세돌’은 지난 2021년 12월 첫 데뷔 싱글 ‘RE:WIND’를 발매한 이래 유튜브와 트위치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장’ 격을 맡게 된 우왁굳의 팬카페인 네이버 ‘왁물원’을 통해서도 팬층과 소통을 있다.

개개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전원 20만명이 넘고, ‘RE:WIND’의 공식 뮤직비디오의 경우 13일 기준 약 1400만 조회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세돌’은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하는 특성상 현실에서의 활동은 전무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멤버들과 팬들의 합심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준비됨에 따라 조금씩 메타버스와 현실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며 ‘진짜 아이돌’ 같은 모습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사진=유튜브 캡처

멤버 고세구는 지난 2월 24일 홍대에서 태블릿PC에 자신의 아바타를 띄우고 실시간 영상통화로 인터뷰를 하는 콘텐츠를 진행했다. 힙합 아티스트이자 자신의 팬인 ‘빕어’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인터뷰 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편집 영상에는 태블릿 상에서 보여지는 고세구가 행인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인지도를 물어보는가 하면 동작 트래킹을 통해 가위바위보까지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담겼다.

한편 또다른 멤버 ‘릴파’는 지난 3월 9일부터 생일을 맞아 12일까지 우왁굳의 시청자인 ‘별나무’가 운영하는 수원의 카페에서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실제 아이돌처럼 진행된 이번 생일 카페는 각종 굿즈에 포토존이 마련됐고, 릴파가 직접 만든 수제 쿠키가 방문객에게 증정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사진=독자 제공
사진=독자 제공

생일 카페 개시일인 9일에는 줄이 근처 초등학교를 둘러쌀 정도로 인파가 몰렸고, 카페 주인인 별나무가 개인 방송을 통해 중계한 바로는 수백명에 이르는 팬들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왁물원’에 인파로 인해 번호표를 받지 않고 돌아갔다는 인증글이 다수 올라온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방문자 수는 그 이상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생일 카페는 사실상의 ‘이세돌’ 첫 공식 굿즈이자 멤버와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었던 첫 외부 행사였기 때문에 의미가 깊었다. 릴파 역시 태블릿PC를 통해 방문객과 직접 화상통화를 하며 ‘이세돌’이 현실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데 일조했다.

이처럼 ‘소녀 리버스’ 등을 위시한 콘텐츠들로 VR 시장이 조금씩 주목받고 있지만, 버츄얼 스트리머, 즉 ‘버튜버’의 의미에 부합하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이세돌’ 등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이다. 이들의 인기가 식지 않고 현실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국내 트렌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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