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가 배출한 감성발라더 박장현이 추석 연휴를 구슬땀으로 물들이고 있다.

지난 15일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한 2009년 초연 한류뮤지컬 ‘삼총사’에서 주인공 달타냥 역을 맡아 관객과 뜨거운 호흡을 나누는 중이다.

프랑스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삼총사’에서 왕실 총사를 꿈꾸는 달타냥은 시골 출신의 순수하고 어리숙한 청년이다. 순둥순둥한 이미지와 뭐든 열심히 하는 박장현과 맞닿아 있단 느낌이다. 파리에 상경, 왕의 친위부대 삼총사와 우정을 나누고 콘스탄스와 사랑에 빠져든다.

박장현은 올해 5~7월 올려진 ‘할란카운티’에서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남부 농장 출신 다니엘을 맡으며 뮤지컬계 신인스타 탄생을 알렸다. 불과 두 달 만에 주연으로 점프해 펜타곤 후이, 뉴이스트 렌, SF9 유태양, DKZ 민규 등 아이돌 가수들과 함께 5인5색 달타냥을 책임지고 있다.

뮤지컬 '할란카운티'(왼쪽)와 한류 뮤지컬 '삼총사'의 박장현
뮤지컬 '할란카운티'(왼쪽)와 한류 뮤지컬 '삼총사'의 박장현

추석연휴 직전 싱글리스트와 만난 박장현은 뒤늦게 접한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어느 정도 용서가 되는 처음과 달리 이번엔 두 번째니까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임하는 자세에서 더 결의가 생긴다”고 일성을 터뜨렸다.

1976년 미국 켄터키주 광산마을을 배경으로 한 현대물에 이어 낭만적인 17세기 프랑스 파리 배경 사극으로 타임슬립을 경험 중이다. 톤도 사뭇 다르다. ‘할란카운티’가 광부들의 파업 투쟁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를 묘파했다면 ‘삼총사’는 아름답고 웅장한 무대와 아크로바틱, 검술 등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액션이 묘미다. 메인 테마곡 ‘올 포 러브(All For Love)’는 작품 전체를 압축한다.

“‘할란카운티’ 때는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을까 해서 솔직히 자신이 있었다. 이번은 대작인데 노래 비중보다 액션이 많아 연기에 치중하고 있다. 주전공인 노래로 어필하기 어렵다 싶어서 죽어라 무술과 연기로 채우려고 노력 중이다. 달타냥 역 동생들과 달리 나이가 있어서 삼총사 형들과 나이차도 적으니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면을 더 보여줄 수 있지 싶다. 유들유들하게 연기를 하면 객석에 유쾌함을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16일 첫공 당시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웃음을 터뜨려 신기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수들의 콘서트와 달리 보통 뮤지컬에선 웃음 유발이 잘 안되는 것과 다른 양상이었다.

반면 캐스트가 많은 데다 연습시간이 충분치 않아서 호흡 면에서 다소 더딘 부분이 느껴져 아쉬웠다. 다행히 많은 양에도 불구하고 대사나 가사를 틀리진 않아 내심 기뻤다.

대학시절 뮤지컬 ‘삼총사’를 관람한 적이 있었다. 당시 왕용범 연출 특유의 화려함과 선명한 전개에 큰 감흥을 느꼈던 경험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당시 관객으로서 봤던 작품과 배우로 참여한 현재의 ‘삼총사’가 많이 다른 듯한 느낌이다. 오랜 시간 ‘삼총사’와 함께해온 선배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준비를 해나갔다.

“‘할란카운티’의 경우 정확한 패스가 필요한 축구와 같다면 ‘삼총사’는 탁구 같은 느낌이다. ‘할란’ 때는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게 관건이라 상황에 몰입하려고 무척 노력했다. ‘삼총사’는 익숙한 내용이 대사 안에 다 있으니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 스피디하게 전달만 잘하면 된달까. 문제는 내가 '슬로우형 인간'이란 거다.(웃음)”

'삼총사'의 미덕을 힘줘 설파한다. "유쾌하고 빠르게 시간이 지나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서 잊혀진 '정의'를 외친다. 여러 사람이 한순간에 모일 수 있는 이유가 정의 아닐까. 작품을 보면 모두가 한 길로 가기 위한 두근거림, 마음부심을 태울 수 있다. 요즘 같이 힘든 시대에 분명 힘이 될 거다. 그렇기에 무대에서 더 노력하고 싶다."

사진= 최은희 기자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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