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시야에 ‘박장현’이 들어온 계기는 지난 2021년 가을 무렵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였다.

다소 퀭한 얼굴에 떨리는 목소리로 케이윌 ‘꽃이 핀다’를 불렀고, 절정부로 치달리자 심사위원단은 환호했다. 진성으로 고음을 밀어붙이는 탄탄한 가창력에 강력한 1위 후보감으로 낙인 찍혔다. 이후 ‘한숨’으로 백지영·김준수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의 눈물을 뽑아냈고, ‘살다가’로 SG워너비 이석훈을 경악하게 했다.

“‘한숨’은 평생 내 안에 남아있을 거 같아요. 내게 가장 필요한 가사였고, 심사위원들도 진실되게 들어주셨죠. 그 모습을 평생 지울 수 없을 것 같아요. 누군가의 진심을 알아줄 때 감동 받으니까.”

‘국민가수’ 때 그의 무대 최종장은 ‘야생화’였다. 박효신은 그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 가수다. 그에게서 자극을 받아 뮤지컬도 하게 됐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자 박장현의 눈물이 많이 담겨 있는 곡이다. 결국은 일어서고 힘을 내라는 희망을 주는 노래다.

“하지만 ‘국민가수’ 경연 때 부르질 못했다. 선곡 단계에서 합주를 하는데 너무 눈물이 차오르고 숨이 가파라져서 도저히 안될 거 같더라고요. ‘국민가수’도 그 노래를 부르려고 나왔거든요. ‘꽃이 핀다’ ‘겨울사랑’ 모두 ‘야생화’를 부르기 위한 돌계단이었어요. 의도적으로 배치했던 거죠.”

과거 무대에서 ‘삑사리’를 낸 이후 무대공포증에 노래를 포기하려고 했다. 노래를 그만두면 삼겹살집을 운영할 요량이었다.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데다 맛있게 굽는 걸 좋아했다. 그가 구워주는 고기를 좋아하는 마니아 지인들이 바글바글할 정도였다. 사장 박장현의 삼겹살집은 행복한 공간일 듯 싶었다.

“그럼에도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요? 글쎄요...무대는 아니더라도 노래는 계속 불렀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테니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한 원동력은 가족이에요. 대학시절 ‘슈스케’에 출연했던 이유도 동생이랑 부모님이 접수를 해줬기 때문이었고요. 늘 응원해 주고, 지금도 제가 활동하는 걸 가족이 가장 좋아해요.”

‘국민가수’로 최종 4위에 오른 이후 ‘국가가 부른다’를 통해 박장현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했다. 다양한 노래들을 재해석하는 무대에 게스트로 출연한 내로라 하는 기성 가수들의 ‘깜놀’ 리액션은 늘 화제였다.

“선배님들이 제 노래에 반응하고 칭찬해 주셨던 게 큰 힘이 됐어요.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한때 내 노래에 대해서 의심을 많이 했었거든요. 무대에 서는 게 많이 불안했고. 하나하나씩 쌓아주신 반응과 신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특히 2011년 Mnet ‘슈퍼스타K 3’ 출전 당시 "노래를 아주 잘한다. 다른 오디션 갔으면 충분히 우승했을 실력이다. 감정도 좋다"라고 합격 버튼을 눌렀던 이승철의 ‘인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무대는 묘한 감흥을 자아냈다.

박장현의 보컬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정 표현과 더불어 능수능란한 공명 구사를 꼽는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진성, 반가성, 가성의 파워와 질감이 타 가수들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공명은 내 이야기의 깊이에요. 막 쓰진 않아요. 깊이가 있어야 하는 노래에 더 많이 쓰고, 약할 땐 적게 쓰죠. 젊은 사람들은 강하고 에너지 넘치지만 나이가 들면 대신 깊은 소리가 나잖아요. 그런 게 공명에서 나온다고 여겼어요. 계속 노래하다가 터득한 거죠. 어렸을 땐 '가왕' 조용필, 장사익 선생님 노래도 많이 들었고, 흑인음악과 '전설' 루더 밴더로스 곡을 많이 접하면서 다양하게 구사하게 됐던 거 같아요. 제가 실용음악과 출신이라 음악적 요소를 최대한 많이 담아서 부르는 경향도 있고요.”

사진= 최은희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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