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배우 김해숙은 영화 '3일의 휴가'의 또 다른 재미는 '집밥'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집밥 장면을 촬영할 때 모두가 식사를 즐길 정도였다는 후문.

사진=(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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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먹은 음식들 다 만족스러웠다. '집밥'이 엄마를 표현하는 핵심이라는걸 느꼈던 순간이기도 하다. 항상 내 자식이 맛있게 먹어줬으면 하는 게 엄마의 마음이지 않냐. '집밥=엄마의 사랑' 그 자체다. 살아 생전에 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먹고 싶어서 집에서 따라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맛이 잘 안나더라. 어쩌면 맛이 생각나는건 엄마가 내가 맛있게 먹는걸 본 그 추억 덕분에 음식이 맛있게 느껴졌던게 아닐까 싶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면 여러 감정이 나온다는 김해숙. 이어 그는 "우리 모두 갑자기 이별할 수 있다. 엄마와의 관계성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 이 영화에선 '집밥'으로 표현된다. 진주가 엄마를 추억하는 장치이기도 하고,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 것들을 전달하는 핵심 장치로도 볼 수 있다. 모든 엄마와 딸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추억을 잘 그려냈다. 감독님 역시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전화 잘 받으세요' 라고 말씀하고 다니시는 이유가 있다. (웃음)"고 전했다.

사진=(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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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이라는 소재가 비단 눈물 장치로만 그려지지 않도록 세대 불문한 에피소드를 담아 공감대를 깊이 형성했다. 특히 엄마 복자가 자신을 보지 못하는 진주에게 전하는 대사들은 배우 김해숙에게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다. 하늘에서 온 죽은 엄마가 판타지 요소이기에 현실적으로 엄마가 어떤 이야기를 딸에게 해주면 좋을지 상상했다. 천상세계에선 이런 일이 생겼을수도 있겠구나 라며 여러 생각을 그려냈다. 영혼이라는 역할이 특별한 CG가 들어갈 것이라고 여겼는데, 오히려 담백한 대사들이 특수한 장치가 없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다작 행보로 여전히 여러 캐릭터를 소화한 그의 연기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김해숙은 "배우는 항상 이전 작품의 모습이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순간 맞이하는 배역에 대한 나만의 캐릭터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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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눈물을 흘려야 된다고 하면 가짜로 흘릴 수 없다.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은 배우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상의 몰입과 집중을 해서 항상 캐릭터의 마음에 이입해서 연기를 한다. 그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게끔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1974년 데뷔 이래 곧 50주년을 맞이할 배우 김해숙. 앞으로 그의 연기 행보는 어떨지 물었다. 김해숙은 "조금 더 욕심이 생긴다면 조직의 보스가 되는 역할처럼 이색적인 역할을 늘 하고 싶다"며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와 연기할 때다. 현장에서 일할 때 너무 행복하다. 이런 열정이 아직도 제 마음 속에 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해숙은 "내 안에 여전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늘 있다"며 "열심히 하고 싶은 일을 쭉 이어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영화 역시 나에게는 의미있는 작품 중 하나다.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기쁨 보다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음에 한없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영화 '3일의 휴가'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은 물리적으로 풀 수 없다. 일상속에서도 묻어나는게 부모 자식의 사랑이다. 어떠한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희생을 넘어선, 사랑의 사랑을 넘어선 것이 부모 자식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라고 할 수 있는 영화로 기억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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