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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기생충' 박소담 "봉준호 감독님, 최우식과 가족같아 보이셨대요"

①에 이어서...

‘기생충’은 박소담에게 선물같은 영화였다. 흥행은 둘째치고 소중한 사람들을 얻은 행복을 누렸다. 같이 출연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장혜진, 이정은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을 언니오빠라고 부르며 박소담은 영화가 전하는 가족의 의미를 연기하면서도 느끼게 됐다.

+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장)혜진 언니, (이)선균 오빠는 한예종 1기, 저는 17기예요. 혜진 언니는 후배를 현장에서 만나는 게 행복한 줄 몰랐다고 정말 기뻐하셨어요. 언니가 둘째를 낳고 연기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감독님께 연락왔다며 말씀하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송)강호 선배님도 ‘내가 아빠 나이가 되나’고 말해 웃음을 주셨죠. 선균 오빠는 ‘우리는 현장에서 선후배가 아니라 같이 연기하는 동료다’라고 힘을 실어줬죠. (이)정은 언니는 나이차가 많이 났지만 친구처럼 편해 언니라고 불러요. 정말 재미있고 감사한 분들을 만나서 이 행복이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최)우식 오빠와 제가 닮았다고 인정 안 했어요.(웃음) 봉준호 감독님이 저희 둘을 찍은 사진을 보고 결국 인정하게 됐죠. 영화를 봐도 저희 둘이 닮았더라고요. 우식 오빠가 먼저 캐스팅되고 제가 닮아서 캐스팅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오빠한테 평생 고마워해야할 거 같아요. 길을 걷다보면 사진관에 가족사진이 걸려있잖아요. 감독님이 그런 사진을 보시고 저희 둘이 가족 같아 보였대요.”

‘기생충’은 박소담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욕설 가득한 대사를 처리하는 건 물론 비를 쫄딱 맞아야 했고 소품이지만 술을 먹는 장면까지 찍어야했다. 이게 다 기정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소담은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기정이가 취한 걸 보여주려면 술을 벌컥 마시는 모습이 나와야했어요. 실제로 연기하면서 술병 소품 구멍이 커서 마시기 정말 힘들었죠. 봉준호 감독님이 굳이 소파에 누워서 마시라고 하셨어요. 제가 내용물이 입안에 확 쏟아져서 힘들 거 같다고 했죠. 옆으로 누워서 마셔보기도 하고 별의 별 행동을 다 했어요. 그 사이사이에 다른 행동도 취해야하고 욕설이 들어간 대사도 해야했죠. 송강호 선배님은 편하게 연기하라고 하셨어요. 취한 연기를 하는 제 모습이 귀여우셨나봐요. 그리고 다들 발포주에서 양주로 술 종류가 바뀌니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비 맞고 집으로 향하는 장면도 힘들었어요. 날씨는 괜찮았는데 오랜 시간 물에 젖어있으니 체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온몸에 뜨거운 물을 붓고 촬영이 끝나면 스태프께서 달려오셔서 담요로 덮어주고 뜨거운 물을 다시 부어주셨어요. 의상, 분장팀분들도 다 저를 끌어안으셨죠. 촬영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가 정말 다들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서서 배우가 다른 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달았죠.”

박소담이 기정으로부터 느낀 건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 그리고 겪은 역경 모두 닮았다.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박소담은 배우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그는 배우답게 관객에게 자신의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연기를 펼치길 바랐다.

“저와 기정이는 많이 닮았어요. 저도 기정이처럼 입시를 준비했고 입시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경험했죠. 저는 운이 좋게 한예종에 한번에 합격했고 연기 수업을 하면서 재미를 느꼈어요. 그렇게 휴학없이 4년을 달려 졸업하고 나서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했죠. 그때 되게 힘들었어요. 그 감정을 기정이는 몇 년째 느끼는 거잖아요. 저 같으면 기정이처럼 끝까지 꿈을 놓지 않기 힘들었을 거예요. 기정이를 보면 정말 그 누구보다 준비하고 노력 많이하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꽤 공백기가 있었죠. ‘검은 사제들’ 이후 인터뷰를 처음하는 것 같아요. ‘검은 사제들’로 생각지도 못한 큰 관심을 받아서 어떻게 이걸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어요. 제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줘야 할지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대중의 관심을 받아들이는 법을 깨우쳐야하는데 주눅드는 저를 보면서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고민됐죠. 그래서 여행도 가고 공백기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회복했어요. 이젠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어요. 시기적절하게 ‘기생충’에 캐스팅됐고 행복하게 작업했죠. 이 작품을 하면서 모두가 함께했다는 걸 느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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