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거의 시시때때로 괴물들의 위협을 받는 원작과 달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1~3부 이후 비교적 크리처들의 등장이 줄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응복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 아니였다”라고 밝혔다. 인물 위주, 즉 드라마의 진행을 위해 선택한 노선이고 시청자의 피로감을 고려한 부분이라는 설명이었다.

“초반에 나오는 괴물들은 그린홈에 갇히게 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1~3부에 괴물들이 모여있어요. 하지만 괴물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면 피로감이 쌓일 거 같았어요. 사실 괴물이 안 나오는 회차는 많이 없거든요. 거의 모든 회차에서 나와요. 가령 9회는 괴물같은 인간이 등장하거나, 10회에는 현수의 괴물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인간군상을 출동시키는 라인업을 짰어요. 원작 팬분들은 괴물이 후반으로 갈 수록 줄어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사실 드라마적인 고민을 하다보니 괴물이 많이 나오면 여기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거든요(웃음)”

‘스위트홈' 출연자 중 가장 화려한 액션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시영은 웹툰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서이경 역을 맡았다. 이응복 감독은 새 새명을 품고 있는 임산부 서이경을 “여러가지 포석을 두고 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남성 못지 않은 강인함이 있는 여성이 주체적으로 상황을 극복해 나가잖아요. 가장 센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대하지만 강한 핸디캡을 주고 싶었어요. 가장 미스터리한 요소이기도 하잖아요. 한편으로 만약 시즌2로 연결이 되면 아이가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극중에서 이경이에게 임신이 희망일수도 있고, 절망일수도 있는데 이 과정을 고뇌하고 헤쳐나가는 걸 저도 좀 보고 싶었고요”

원작에는 존재하지만 오리지널에서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진 편상욱(이진욱)도 존재했다. 원작의 편상욱은 형사 출신이자 괴력의 소유자로 진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오리지널 속 정도의 무게감은 아니다.

“상황이 닥쳤을때 그 안의 사람들이 겪는 고난의 난이도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편상욱 캐릭터는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렸어요. (인물 설정은 다르지만)가치관과 세계관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봤거든요.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이 괴물을 처단하고, 자기자신 스스로를 버리려고 하는데 그 괴물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유대감과 연대감이 상징적인 메타포라고 생각했어요. 괴물화를 한번 겪었기 때문에 사람들과 유대를 통해 괴물을 무찌를 수 있는 장치로 설정한 거 같아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지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윤지수(박규영)의 방에 나뒹굴던 책, 그리고 이은유(고민시)가 읽던 책이 바로 원작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또다른 작품 ‘후레자식'이었기 때문.

“김칸비 작가님 작품 너무 좋아해요. '후레자식'을 먼저 봤으면 ‘후레자식'을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거 같아요. 그만큼 좋은 작품이고 다크한 뉘앙스에서 오는 유머가 좋아서 작가님 양해를 구해서 PPL로 출연을 시켰습니다. 우리 작품의 유일한 PPL입니다(웃음)”

이미 공개가 됐으니 어찌보면 제작진의 손을 떠났다고 봐도 무방한 ‘스위트홈’. 시즌2 역시 시청자들에게 달려있는 문제였다.

“보람있게 결과물이 나올지를 주시하고 있어요. 보람이 있다면 시즌2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요. 시즌2를 위한 포석이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완전한 계획은 아니에요. 다만 화상 자국이 사라지고 다시 살아난 편상욱이라던가,  괴물로 발현된 현수라던가, 죽음이 명확하지 않은 은혁이가 과물화되는 징조처럼 가족사진에 코피를 쏟은 것들이 그래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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