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발랄하고 상큼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간만에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것 같아 뿌듯해요"

배우 오나라가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절친한 두 친구인 현(류승룡)과 순모(김희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애 역으로 분했다. 그러나 극중 미애의 전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의문을 자아내기도 한다. 오나라가 파악한 미애의 매력은 뭘까.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또 말도 거침없이 하고 활달하고. 순모가 술에 취해서 현한테 '미애 내가 먼저 사랑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어요. 거기에 이전 스토리가 다 그려졌죠. 세 사람이 모두 순모가 미애를 사랑했다는걸 알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도저처럼 낚아챈 현이 결혼을 한거죠. 물론 결혼생활은 좋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 순모가 미애의 힘듦을 보듬어주면서 사랑이 싹트지 않았을까요?"

극중 두 남자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오나라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류승룡, 김희원 두 배우의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고 전했다. 두 배우에 대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말한 그는 촬영 내내 재밌는 순간들로 넘쳐났다며 촬영 만족도 '8점'을 매겼다. 

"류승룡 선배가 행동 애드리브에 엄청 유연하세요. 감탄하면서 연기했죠. 연기 장인이시죠. 또 현장에서는 항상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시는 스타일이세요. 유머러스하고 다정다감하시고요"

"김희원 오빠는 티비에서 봤을 때 날카롭고 예민해보였어요. 근데 멜로가 체질인 분이세요. 눈물도 잘 흘리시고 애교도 많아요. 오빠지만 한참 동생같은 느낌도 있고. 챙겨주고 싶은 스타일이죠"

미애는 현과 이혼한 후 순모와 열애를 즐기지만 두 사람은 취향도 성격도 많이 다르다. 함께 떠난 여행에서 빽빽한 일정을 세우는 순모의 성격 때문에 냉랭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실제로 배우 김도훈과 20년 넘는 장기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오나라. 그는 미애와 순모 연애의 결말을 어떻게 바라봤을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미애와 순모처럼) 다른 성향이라면 너무 달라서 궁금할 것 같기도 해요. 질리지 않잖아요. 내가 없는걸 갖고 있는 게 호기심으로 느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오래 연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남자친구한테 숨기는게 별로 없어요. 아마도 그분하고 저하고 오래 갈 수 있는 이유는 그런 것 같아요. 깊이 알려고 하지 않거든요. 서로의 공간이나 일을 인정하죠. 믿고 연애하는 스타일이에요"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만난 조은지는 어땠을까. 오나라는 그의 철저한 준비성과 배우의 마음을 이해하는 배려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미 작품에 흠뻑 빠져계셨어요.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있었죠. 다른 감독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장에서 배우가 어떤걸 원하는지, 감정 상태가 어떤지 다 아신다는 것. 재빨리 분위기를 파악 하시고 디렉션 하실 때도 기분 상하지 않게 배려해주시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후배 배우지만 '은지야' 라고 하기 어려워졌어요. 감독님으로 깍듯하게 모시죠.(웃음)"

"(미애를 캐스팅한 것과 관련해서) 그동안 오나라 배우가 하지 않은 뉘앙스의 대사를 듣고 싶다고 하셨어요. 좀 더 시크하고 시니컬하게. 미애의 첫 장면이 그래요. '없답니다' 라는 대사를 수백 번의 다른 감정으로 연기해봤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고 가장 뿌듯하고 만족하는 장면이에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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