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2006년 가수로 데뷔한 선민은 2010년 '지킬앤하이드'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2년 '지킬앤하이드', 2013년 '아르센 루팡'으로 무대에 섰지만 그후 그를 어디서도 만나볼 수가 없어 팬들의 궁금증을 낳았다.

선민은 우연히 사촌언니가 있는 캐나다에 놀러간 후 그곳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반해 기약없는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그는 그 시간을 "인간 이선민으로 나를 성찰하고, 나와 더 친해진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상황과 더불어 영화 '긴 하루', 뮤지컬 '드라큘라' 출연 제의를 받게됐고 복귀하게 됐다. 

"(오랜만에 공연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힘든걸 못 느꼈어요. 아마 노래 때문인 것 같아요. 노래는 가수가 되기 전부터 해왔던 놀이였으니까요. '드라큘라'는 처음 하는 작품이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긴 했어요. 근데 '지킬앤하이드'는 잘 알고 있으니까 더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었죠"

지금도 유튜브 등을 통해 '지킬앤하이드' 관련 영상을 찾다 보면 2010년 당시 선민의 'Bring on the man(뜨겁게 온 몸이 달았어)' 무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얘기를 꺼내자 민망해하며 웃음을 지어보인 선민. 그는 "제 루시가 좋아서 일 수도 있지만, 그때 그 공연이 좋아서 그 때를 그리워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에게 이번 공연 영상으로 새롭게 '박제'를 시켜두고 싶지는 않은지 물었다.

"그럴 마음은 없어요. 전 못보겠거든요(웃음). 다시 하면 더 잘 해야할 것 같아서 부담도 되고요. 사실 그 장면을 할 때 예전에는 좀 부끄럽기도 했어요. 근데 지금은 나이가 드니까 크게 민망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나이의 덕을 보는것 같아요. ('애기 루시'라는 말은) 민망한 건 저뿐이니, 저만 좀 견디면 되겠죠? 평생 그렇게 불릴 것도 아니니 기쁜 마음으로 듣고 있어요"

선민에게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안겨준 '지킬앤하이드'. 때문에 그 어떤 작품들보다 그에게 주는 의미는 클 법하다. 선민 스스로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주저없이 '지킬앤하이드'를 꼽았을 정도. 자신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곳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될지도 궁금하다. 음반 작업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그가 향후 어떤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게 될지 주목된다.

"'지킬앤하이드'와 루시는 제 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처음 뮤지컬을 이걸로 시작했고 여러번 했고, 또 다시 돌아왔고. 개인적으로 인생에서도 큰 의미죠. 사실 전 재밌게 사는게 목표예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냥 재밌을 것 같으면 할 생각이에요"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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