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지민이 모처럼 스크린에서 밝은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쓰백' '조제' 등 다소 다운된 톤으로 연기를 선보였던 바, 연말연시를 겨냥한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는 한층 생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만화적인 느낌의 표현들이 괜찮을까 싶기도 했지만 촬영 후 편집본을 보니 다채로운 표정들이 잘 담겼더라고요. 곽재용 감독님이 제가 평소 대화할 때 나오는 표정들을 담고 싶어하셨던 것 같아요. 기존 작품에서 잘 안 보여드렸던 표정들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한지민은 극중 호텔 매니저 소진 역을 맡았다. 짝사랑하던 '남사친' 승효(김영광)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면서 혼란스런 감정에 휩싸인다. 그러나 한지민의 소진은 최대한 그 아픔을 숨긴다. 이는 한지민의 실제 모습과도 닮은 부분이었다.

"저도 친구를 좋아해본 적이 있죠. 티 안나게 하려고 친구들 틈에서 남몰래 관찰하기도 하고. 사실 저는 짝사랑이 더 편했어요. 혼자 좋아하는 마음도 나쁘지 않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친구를 내 친구가 좋아하면 둘을 연결해주려고 노력하기도 했어요. 만약 제가 소진이었다면? 승효 포러포즈를 도와줄 때 짓궂은 것들을 검색해보거나 하지는 못하고 마냥 축하해줬을 것 같아요"

"그동안 주인공적인 감정만 해보다가 소진을 통해 사랑이 이뤄지지 않을 때의 감정들을 연기해봤죠. 그런 것들이 새로웠어요. 또 소진을 보면서 사랑은 그때 그 순간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거구나. 용기를 내보고 싶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해피 뉴 이어'에는 한지민과 김영광의 이야기뿐 아니라 이동욱-원진아, 이광수-서강준, 강하늘-임윤아, 정진영-이혜영, 조준영-원지안 등 여러 커플들의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 한지민은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고 말하면서도 고등학생 커플 세직(조준영)-아영(원지안)을 원픽으로 꼽았다.

"고등학생 커플의 순수함이 있죠. 무조건 처음이라는 감정은 떨리고 설레이니까. 배우로서 그런 이야기는 못해본 것 같아요. 순수한 시절의 떨림이 그립기도 했고요.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다시는 할 수 없는 역할이니까 더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여러 사랑의 형태들을 보다보면 자연스레 사랑에 대한 욕구가 샘솟기 마련. 한지민은 "계산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대로 주저하지 않고 용감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며 "뜨겁게 열정적으로 주저하는 것 없이 사랑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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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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