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에 합류한 새로운 캐스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해준이 아닐까. 공연이 어느덧 중반부를 지나고 있지만 그의 무대는 흔들림없이 점점 좋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대극장 주연 무대가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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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에서 이해준은 죽음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의인화 해 탄생한 토드 역할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새로운 토드를 선보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제가 준비한 과정을 믿고 공연하고 있다"면서 "첫 공연 커튼콜이 끝나고 주저앉았다. 데뷔 때와 같은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엘리자벳'은 뮤지컬계에서 유명한 작품이고 토드의 경우에는 김준수를 필두로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간 역할이다. 이에 관객들의 눈도 높고 비교가 되기에 배우로서 부담이 될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해준은 "피드백에 흔들리는 편은 아니다"라면서 자신만의 토드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토드는 정형화 된 틀 속에서 표현의 자유로움이 있다. 연출가도 '틀 안에서 놀아봐'라고 했다. 제일 중점을 둔 부분은 인간이 아닌 면을 손짓과 눈짓 등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김준수가 워낙 잘 해놓았기 때문에 참고가 됐다. 서로 합의하에 공유하는 것이 있다. 김준수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제 것을 하려고 했다. 첫 대극장 주연인 만큼 여러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가 가장 컸다. 엘리자벳과 루돌프를 만났을 때 생기는 궁금증과 죽음을 진정으로 원할 때 데려가는 것 등 캐릭터 서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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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는 인간이 아닌 만큼 감정도 독특하다. 특히 자유분방한 어린 시절부터 화려한 황후, 쓸쓸한 중년까지 다양한 상황에 놓인 엘리자벳과 만들어내는 호흡이 큰 볼거리다.

이해준은 엘리자벳과 호흡에 대해서는 "엘리자벳은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멋대로다. 언제는 죽음이 싫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좋다고 한다. 토드는 죽음이 행복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다가간다. 엘리자벳에게 행복한 죽음으로 보내줬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연기 방향을 밝혔다.

이어 "옥주현은 세세한 디테일이 많다. 의지하면서 가고 있다. 중심을 잘 잡는 것 같다. 반면 이지혜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데뷔를 먼저했고 대극장 경험도 많다. 둘다 뉴캐스트여서 연습이 훨씬 많았다. 키 차이도 있고 관객 입장에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토드하면 '마지막 춤'과 '그림자는 길어지고'가 가장 대표곡으로 꼽힌다. 뮤지컬 팬이라면 '엘리자벳' 작품을 보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하다. 유명한 넘버를 이해준이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관심사였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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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 춤'은 아무래도 다른 분들이 춤을 독보적으로 잘해서 저는 깔끔하게만 하려고 했다. 대신 노래를 누구보다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림자는 길어지고'도 공개된 모습은 연습 초반이라 현재는 그때보다 발전해 있다. 음도 높이고 노래를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넘버도 나름대로 애드리브를 꾸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토드에 대해 "잘하면 잘 보이는데 못하면 무너지는 캐릭터인 것 같다. 대기할 때부터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다행히 주연과 조연 경험이 다 있어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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