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모가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우승하는 과정과 이후에 달라진 마음가짐 등 그간의 변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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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양인모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양인모는 간단한 연주와 함께 질의응답을 하면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인모는 2022년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현대작품 최고해석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5년 제54회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기도 했던 터라 그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양인모는 이번 콩쿠르 참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콩쿠르는 다시는 나가지 않을 줄 알았다. 이제는 콩쿠르에 나가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주 무대가 유럽이 아니라 미국에 있었고 코로나19 팬데믹도 있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유럽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인지도를 쌓고 연주하고 싶었다"

"콩쿠르 이후에는 제가 바라던 것과 비슷한 생활을 했다.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매니지먼트와 새로운 계약도 했다. 콩쿠르 1등을 해봐서 아는 건데 경쟁은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것 같다"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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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를 나가서 우승을 거둔 입장에서 콩쿠르에 참여하는 의미와 얻은 성과 등 느낀 바에 대한 물음에는 이렇게 답했다.

"콩쿠르는 인지도를 얻고 나의 음악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나 콩쿠르를 나갈 필요는 없다. 저는 좋았던 것이 콩쿠르를 준비하는 시간 동안은 곡들에 매진하면서 나의 한계를 측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유럽 친구들을 보면 콩쿠르 나가지 않고도 성공적인 커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모든 사람이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어느정도 위치에 있고 남들과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양인모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두며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에 대해서는 겸손한 입장을 드러냈다.

"연주가 계속 젊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동시대 음악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다. 어느 순간부터 현대 음악을 들을 때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브람스 등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감정의 고리를 찾은 것 같다. 음악인의 사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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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모는 콩쿠르의 입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심사위원의 취향을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이 평소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콩쿠르에 참가하면서 듣는 피드백이 소중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또한 다른 참가자들의 표현방식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는 것도 부연했다.

양인모는 콩쿠르 우승 후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콩쿠르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반짝 하고 사라지는 연주자가 되기 싫다는 고민과 함께 음악에 대한 진지한 면모를 보여줬다.

"콩쿠르 우승 이후에 정체하는 연주자를 많이 보게 된다. 저는 그게 두렵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음악을 대한다면 점진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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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모는 콩쿠르 전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고, 음악적인 귀가 달라졌다는 것을 꼽으며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변화가 필요했던 해였다. 작년 12월에 출전을 결심했는데 연주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갈 곳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유럽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어떻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듣는 음악의 폭도 넓어졌다. 예전에는 듣기 싫어했던 레코드도 좋아하게 됐고 추구하는 연주스타일 등도 바뀐 것 같다. 지금도 많이 바뀌고 있다"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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