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영화 ‘메기’는 구교환과 지난 2013년부터 단편영화 작업을 함께해온 ‘단짝’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구교환은 시나리오 작업부터 영화에 참여했고 이 감독에게 ‘메기’를 연출할 때 성원을 연기하는 배우이자 PD, 편집 등 다방면으로 서포트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이옥섭 감독이 잘 만들 수 있을 거란 ‘긍정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하다가 프로듀서를 하기로 했죠. 오랜 동료의 장편 데뷔작에 제가 함께하는 게 좋아요. 동시에 이옥섭 감독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는 건 저의 기쁨이에요. 현장의 자유도가 높고 신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커요. 이번 촬영 현장도 즐거웠어요.”

더불어 구교환은 이옥섭 감독의 재능에 대한 신뢰와 예찬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감독을) 놀릴 때 천재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옥섭 감독은 질투 나는 사람이에요. 재능이 탐나고 질투 나요. 사물이나 현상, 공간을 봤을 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넘어선 정서를 떠올려내요. 예컨대, 영화 속 청년들의 시위 장면을 표현하면서 바다를 표현하는 건 가히 모차르트 같은 수준이죠.(웃음)”

‘메기’에서 연인으로 만난 배우 이주영과는 전작 ‘꿈의 제인’에서 가출팸을 포용하는 제인(구교환)과 가출팸 소속 지수(이주영)으로 분해 짧게나마 함께 연기했다.

“이주영 배우와는 좋은 파트너였어요. 리허설을 진행하긴 했지만 현장에 들어가면 어려움이 있는데, 큰 약속을 하지 않아도 서로 유연하게 잘 진행할 수 있었어요. 유연하고 에너지를 많이 주는 배우예요.”

배우 겸 감독으로서 흔치 않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구교환은 최근 소속사 나무엑터스에 둥지를 틀며 배우로서의 한 단계 확장된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로써 “연기하는 게 덜 어색해진 거 같다”고 했다.

‘덜’이라는 부사를 붙인 건 아직도 그가 연기를 어색한 활동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구교환은 “지금 팀(소속사)이 있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지금은 ‘부산행’을 연출했던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감독님의 지도 하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 영화 연출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영화로 만들고 싶은 궁금한 이야기, 호기심이 드는 이야기가 지금은 없다며 “(영화를) 찍기 위해 찍을 순 없다”는 가치관을 말했다.

배우 활동을 2006년 출연한 연극으로 시작했고 지난해 두산인문극장의 '낫심'으로 즉흥극을 선보이기도 했던 구교환은 연극과 영상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옥섭 감독이 연출하고 구교환이 주연했던 단편영화 ‘세 마리’를 연극화하는 것이다. 

“단편영화와 중편연극을 결합한 형식이 될 거 같아요. 연극 무대에서 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구성될 것 같은데, 내년쯤 하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고 있어요. ‘메기’ 전에 하던 미공개 작품도 있는데 지금 이 감독이 작업 중이에요. 저도 빨리 보고 싶어요.”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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