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7일 오후 2시40분 기준 누적관객수 1000만2577명을 모으며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에 이어 2019년 다섯 번째 천만영화이자 역대 27번째 천만영화(역대 8번째 천만 외화)로 이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 천만 돌파하는 과정에서 명과 암을 분명히 있었다. ‘겨울왕국2’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알아본다.

사진=연합뉴스

‘겨울왕국2’는 한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초로 쌍천만 애니메이션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것만으로도 ‘겨울왕국2’는 새로운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이다. 1편만큼 OST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1편의 영향으로 안나, 엘사, 올라프 등 캐릭터들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컸고 특히 어린이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아무 탈 없이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겨울왕국2’의 발목을 잡은 건 스크린 독과점이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반독과점영대위 긴급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동시기 개봉작 ‘블랙머니’ 제작자 및 정지영 감독 등은 입장 발표를 통해 ‘겨울왕국2’의 스크린독과점으로 동시기 개봉한 한국영화들의 스크린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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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과점영대위 측은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며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건 지양돼야 한다”고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을 강조했다.

정 감독은 ‘겨울왕국 2’에 대해 “아이들과 학부모가 좋아하는 좋은 영화”라면서도 “그 좋은 영화를 오래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봐야 하나 싶다.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한국영화가 독과점일 때는 아무 말 없었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도 많은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겨울왕국2’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겨울왕국2’ 같이 관객 수요가 많은 작품들은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 숙제를 남겼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식어갈 때쯤 지난 3일 ‘겨울왕국2’ 오역 논란이 일었다. 디즈니는 ‘겨울왕국 2’ 오역 논란에 “번역가는 비공개”라고 전했다. 그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DC 코믹스 영화에서 오역 논란이 발생해 번역가를 알아내기 위한 관객들의 움직임이 있었고 ‘겨울왕국 2’에서도 이어졌다.

사진='겨울왕국2' 스틸컷

오역 논란의 대상이 된 부분은 영화 초반 안나(크리스틴 벨)의 대사와 엔딩 부분에서 안나가 엘사(이디나 멘젤)에게 보낸 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안나가 올라프(조시 게드)와 함께 돗자리에 앉아 “새 얼음 장판이 마음에 드니?”라고 물어보는 대사가 오역이라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원래 영어 대사는 “Enjoying your new permafrost?”로 직역하면 “영구 동결 상태가 마음에 드니?”가 된다. 1편에서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녹아버리는 올라프를 위해 엘사가 눈구름을 만들어줬는데, 이제는 엘사가 더 강력해진 마법으로 올라프 몸에 ‘영구 동결 마법’을 걸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결말 부분에서는 엘사가 안나에게 “금요일에 열리는 무도회에 늦지마”라는 대사가 문제가 됐다. 편지 속 단어인 ‘제스처 게임(Gesture charade)’을 전혀 다른 뜻의 ‘무도회’로 번역해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스처 게임은 영화 초반부 엘사와 안나가 함께하던 것으로, 무도회에 참석하라는 것보다 더 개연성이 있다. 더빙판에서는 ‘제스처 놀이’로 정확하게 번역됐다. 이렇게 오역 논란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겨울왕국2’ 천만 돌파에 가려 오역 논란도 잠잠해졌지만 이번 일은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그 사안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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