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의 무기는 팀워크였다. 3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최초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2월 개봉 예정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윤성현 감독을 비롯 주연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참석해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 영화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만나 압도적인 케미를 예고하며 ‘파수꾼’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윤성현 감독의 차기작인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2011년 ‘파수꾼’으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윤성현 감독은 9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 ‘사냥의 시간’을 내놓게 됐다. 그는 “감정에서 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파수꾼’이라면, ‘사냥의 시간’은 표현과 긴장감에 초첨을 뒀다”고 전했다.

윤성현 감독은 “개인적으로 ‘죠스’ ‘터미네이터’ ‘매드맥스’처럼 직선적인 형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가 한국에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사냥의 시간’은 그런 마음으로 만든 영화다. 대사가 적고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표현과 시네마틱한 음악, 배우들의 표정 등이 어우러졌다. ‘새롭다’는 표현은 조심스럽다. 그저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사냥의 시간’을 창조해낸 이유를 밝혔다.

‘시냥의 시간’은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이 다시 뭉친 영화다. 이제훈은 2018년 여름에 크랭크업 한 이 영화가 2년이 지나 세상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완벽을 추구하는 감독님의 욕심이 커서 개봉까지 오래 걸린 것 같다. 그만큼 관객분들이 제대로된 완성품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파수꾼’은 독립영화에서 촬영 환경이 상업영화와 다를 수밖에 없었다. 9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박정민 배우, 윤성현 감독 모두 변한 게 없었다. 단지 먹을거리가 풍족해졌을 뿐이다. ‘파수꾼’ 팀이 다시 모이는 걸 꿈꿨는데 ‘사냥의 시간’으로 다시 뭉치게 돼 좋았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파수꾼’ 이후 종종 만나기도 하면서 지내왔다. 9년 전을 한번에 돌아보면 변한 게 많을 수 있겠지만, 우린 변한 게 전혀 없었다고 본다. 제훈이 형은 인기가 많아져 커피차가 오더라. 단지 그 정도의 변화 뿐이었다”며 변치 않은 ‘파수꾼’ 팀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파수꾼’ 팀과 함께 안재홍, 최우식, 박해수가 합류했다. 안재홍은 삭발부터 탈색, 거친 피부, 살짝 민 눈썹까지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기존 캐릭터에 접근했던 방식과는 완전 새롭게 보이려고 노력했다”며 친구들의 일이라면 일말의 고민 없이 나서며, 친구들을 위해 위험한 계획에 앞장서는 장호 역에 완벽 변신했음을 예고했다.

최우식은 막내로서 형들과 함께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제가 막내지만 영화에서는 다 친구처럼 보여야했다”며 “제가 잘한 것보다 형님들이 저를 현장에서 잘 이끌어주셨다. 감독님과 형님들 덕분에 기훈이라는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윤성현 감독님과 나이차가 크지 않아, 배우들과 감독님 모두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다”고 전했다.

박해수는 이날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첫 만남 당시 이미지가 달랐던 배우, 그리고 건강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 배우로 동료들이 박해수를 지목한 것이다. 박해수는 “저는 추격자 캐릭터여서 네 친구들과 다른 공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로 밤에 촬영해 춥고 외로웠다. 다들 친구로 나와 부럽기도 했다”고 했다.

최우식은 “해수 형이 차가우실 줄 알았는데 정말 인간적인 분이셨다. 첫 만남부터 친해졌다. 바로 형, 동생 사이가 됐다. 오랫동안 봐왔던 친한 형 같았다”며 박해수를 치켜세웠다. 이제훈 역시 “해수 형님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우직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줘서 무서운 형 같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동네 형이었다. 어떤 배우가 의외였냐고 주변 사람들이 물으면 저는 해수 형을 이야기하곤 한다”며 박해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극찬했다.

이렇게 ‘사냥의 시간’은 베일의 쌓여진 스토리 속에서도 배우들과 감독의 케미로 예비 관객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린다. 찐 우정을 보여준 배우들의 연기와 편집, CG, 사운드 믹싱에 공을 들인 윤성현 감독의 연출. 크랭크업한지 2년이 지났지만 추격 스릴러 ‘사냥의 시간’은 오래 영화를 기다린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사진=최은희 기자, 싱글리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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