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강의 라인업, 깊이 있는 연출로 추석 연휴를 뜨겁게 달굴 '남한산성'의 제작보고회가 오늘(23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압구정CGV에서 열렸다.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과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합심하여 기대를 모은다.

 

황동혁 감독은 '남한산성' 연출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의 소감과 함께 말문을 열었다. 황 감독은 "김훈 작가님의 소설을 읽어봤다. 척화파, 주화파의 싸움, 삼전도에서의 항복 같은 병자호란 등의 사건들을 읽으며 현시대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이야기를 영화라는 장르로 만들어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과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서 현 시대를 고민해보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고 제작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1232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인 2역 명품 사극 연기를 선보였던 이병헌은 '남한산성'에서 지금의 치욕을 견디어 후일을 도모하고자 했던 이조판서 최명길 역으로 변신해 기대를 모은다. 이병헌은 '남한산성'에 대해 “'광해'나 '협녀'는 역사에 픽션을 가미한 판타지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팩션에 좀 더 정통한 사극이라 실제의 역사를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좀 더 진중하게 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천만 배우 김윤석은 이조판서 최명길과 극렬히 대립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으로 호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윤석은 "과거 작품 '전우치'도 사극이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이다. '남한산성'은 굴욕적인 역사지만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존재한 두 인물이 펼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자신했다. 

남한산성의 방어를 책임지는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 역시 “좋은 원작에 캐릭터에 탄탄함을 더한 것 같아서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의 예인 것 같다”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철저한 고증을 위한 배우들의 노력이 쏟아진 건 아무래도 언어가 아닐까. 배우들은 이날 한자어와 만주어를 공부한 에피소드를 꺼내놓기도 했다. 먼저 김윤석은 "시나리오에 한글로 표기된 단어도 사전을 찾아서 한자어의 뜻을 찾아봤다. 처음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말맛이 붙기 시작하니까 운율이 맞아 들어가면서, 효과적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힘이 생겼다"며 "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장을 펼 때 날렵한 문장으로 의견을 전달하니 촬영장도 열기를 띠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청나라의 역관 정명수 역의 조우진은 만주어 연기에 대해 "영화에서 굉장히 생경한 단어와 발음들이 넘쳐난다. 입에 이렇게 안 붙은 한국어 혹은 외국어가 있나 할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중국어와 흡사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생활 하루 일과 중 많이 머무르는 곳에 만주어를 붙여놨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외웠다. 학교 다닐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를 비롯한 충무로 간판 배우들과 박희순 조우진 등의 명품 조연들의 합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이에 대해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작품이다. 연기력이든, 대중의 사랑이든 모두 충족하는 배우들이 아니면 이 영화를 만들자고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베테랑 배우들이다보니 연기는 물론 리더십, 인간적인 면 전부 좋았다. 한국 영화 감독으로서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한편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9월 말 개봉.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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