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최고의 기대작 ‘남한산성’의 제작보고회가 오늘(23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든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제작보고회 자리엔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병헌 "김윤석, 연기 종잡을 수 없어…평소엔 동네 아저씨"

이병헌은 '남한산성'에서 지금의 치욕을 견디고 후일을 도모하고자 했던 이조판서 최명길 역으로 변신한다. 이병헌은 극중 대거리 하는 장면이 많은 김윤석과의 호흡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사가 많은 중요한 신의 경우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 호흡이 어떻게 될지 예감이 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리허설을 한 후 네 테이크를 갔음에도 윤석 선배는 종잡을 수 없었다. 매번 다른 연기를 하시더라. 탁구로 비유하자면 막아내기가 힘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사석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병헌은 김윤석에 대해 "남자다운 느낌 외에 살짝 다른 느낌을 받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 같더라. 촬영 끝나기 전 다른 선배나 배우 분들하고 이 동네 당구장 어디가 제일 괜찮냐고 물었다.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디인지"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어 "저도 배우지만 배우들은 실제로 보면 정말 너무 평범한 경우들이 많구나 싶었다"고 마무리했다.

 

김윤석 "이병헌은 정통파…신선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충심은 최명길과 같으나, 다른 신념으로 맞서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에는 김윤석이 나선다. 김윤석은 함께 호흡한 이병헌에 대해 "정통파구나 싶었다. 굉장히 정제된 상태에서 대사를 하더라. 비틀어진 감정이 실리지 않고 정석적인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저한테는 되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병헌 씨가 현대극을 할 때의 느낌이 '광해'와는 또 달랐다"고 말했다.

 

박해일 "생애 첫 왕 役…이병헌·김윤석 내게 무릎 꿇어 부담"

‘최종병기 활’ 이후 또 다시 병자호란 시절을 연기하게 된 박해일은 첨예하게 맞서는 대신들 사이에서 번민하는 왕 인조로 완벽히 녹아들 예정이다. 박해일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인조를 박하게 평가하는 부분이 큰 것 같다. 제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역할일 것 같아서 고심을 많이 했다”며 영화에 합류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박해일은 연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선배들이 5개월간 무릎을 꿇고 내게 연기를 했는데 그 지점이 너무 부담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다들 관절이 안좋을텐데 얼마나 힘드셨겠나? 그래서 대사를 더욱 안 틀릴려고 긴장하고 노력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수 "촬영 없을 때 촬영장 놀러갔다"

국내 영화 역사상 역대급 미모의 대장장이가 등장했다. 고수는 왕의 격서를 전달하는 중책을 맡은 민초 날쇠 역을 맡았다. 고수는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가서 선배님들 연기를 봤다. 행군의 분위기를 알고 싶었다. 아쉽게도 선배님 들과 한 장면에서 호흡을 나누는 신이 많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김윤석을 향해 "사랑합니다"고 외쳐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희순, 털갑옷 고충 토로 "장군들은 싸움 안하고 명령만 내렸을 것"

언제나 압도적 연기력,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인 박희순이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 역으로 호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박희순은 영화를 촬영하며 입었던 털갑옷과 관련된 고충을 털어놨다. 모든 촬영을 야외에서 감행해야 했던 것에 대해 '좋았던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희순은 "털갑옷을 받고 이 추운 겨울에 살았다 싶었건만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전쟁은커녕 서있기조차 힘든 무게, 고개가 꺾일 듯한 투구였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생각하기로 장군들은 싸움을 하지 않고 명령만 내렸을 것 같다. 도저히 무술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조우진 "韓판 어벤져스에 합류해 영광"

극중 청나라의 역관 정명수 역의 조우진은 '남한산성'을 두고 '한국판 어벤져스'라 표현했다. 조우진은 "대선배들과 함께해 꿈만 같다. 한국 영화계 어벤져스이지 않나?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 영광 그 자체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촬영하면서 정말 배울게 많았던 현장이었다. 이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한산성'은 9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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