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이면 '마동석'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폭력배들을 맨손 제압하는 판타지는 마동석을 만나 현실이 되고,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둘러도 왠지 이 사람의 속은 선할 것만 같다. 이것이 배우 마동석의 힘이다. 마동석을 만나 빛난 캐릭터 7명을 골라봤다.

 

'범죄도시' 마석도 

솥뚜껑같은 손바닥을 날려 조폭을 기절시키고, 엄청난 근육 때문에 팔꿈치 너머는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형사. 설명만 듣자면 현실성 없는 수퍼 히어로물같지만, 마동석이기에 가능했다.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범죄도시'(2017)는 지난 2004년 가리봉동에서 있었던 범죄조직 소탕작전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마석도 형사는 동네 조폭들의 싸움을 중재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깡패도 경악하는 잔인한 범죄자 장첸(윤계상)을 잡으러 나선다. 여기에 툭툭 던지는 족족 웃긴 대사까지. 든든하고 따뜻한 형사 마석도에게 반한 이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부산행' 상화 

떼로 덤비는 좀비를 때려눕히는 게 말이 될까? 말 된다. 마동석이니까. 마동석은 좀비를 피해 부산까지 가야 하는 열차 승객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산행'(2016)에서 거침없이 싸운다. 테이핑한 굵은 팔뚝을 붕붕 휘두르고, 열차 등받이를 지지대 삼아 날아차기하며 무차별 공격을 펼친다. 부산행은 국내 천만관객을 열광시킨 데 이어 해외 160여개국에 판매됐는데, 외국 관객들 역시 '좀비 마스터' 마동석의 시원한 액션과, 아내 정유미와의 귀여운 케미를 극찬했다. 

 

'38 사기동대' 백성일

마동석이 늘 큰 덩치로 위협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OCN 드라마 '38 사기동대'(2016)는 세금징수 공무원 백성일(마동석)과 사기꾼 양정도(서인국)가 합심해 악덕 체납자들에게서 세금을 받아내는 드라마였다. 백성일은 직장과 가족의 무게가 무거운 가장으로, 거친(?) 외모와는 달리 어리숙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양정도를 만나며 변화해나갔다. 이 드라마에서 마동석은 뜻밖의 귀여움을 선보이는 한편, 기존 작품과 달리 현실 '개싸움'을 연상시키는 액션신을 펼쳤다. 좀처럼 짐작할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더욱 뜻깊은 변신이었다. 

 

'베테랑' 아트박스 사장 

마동석이 아닌 '베테랑'(2015) 아트박스 사장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베테랑'은 마동석의 이미지와 직업이 주는 반전을 재미로 살려냈다. 영화 후반부 서도철(황정민)과 조태오(유아인)는 번화가 한복판에서 싸움을 벌이는데, 아트박스 사장(마동석)은 별안간 등장해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 동네 난리쳐놓고 어딜 가"란 대사로 웃음을 터뜨린다. 본래 '베테랑' 측은 아트박스 상호를 쓰지 못한다면 같은 CJ계열사인 '올리브영'을 쓰려 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팬시점 '아트박스'와 마동석의 만남은 신의 한 수였다. 

 

'나쁜 녀석들' 박웅철 

더 나쁜 범죄자를 소탕하기 위해 뭉친 형사 오구탁(김상중)과 범죄자들의 이야기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2014)에서 마동석은 25일만에 서울을 접수한 조폭 행동대장 박웅철 역을 맡았다. 앞뒤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성격이지만 자기 사람은 끔찍이 아끼는 의리파다. 박웅철은 처음엔 감형을 위해 프로젝트에 동참하지만 점차 사람답게 살고 싶단 생각으로 변화하게 된다. 단순하지만 담백해 매력적이고, 따뜻한 정을 지니고 있어 많은 팬을 '입덕'시켰다. 

 

'이웃사람' 안혁모 

마동석은 연쇄살인범도 유순하게 만든다. '깡패 연기할 배우 데려오랬더니 진짜 깡패를 데려옴'이란 제목으로 유명한 동영상 클립은 영화 '이웃사람'(2012)에서 나왔다. '이웃사람'은 연쇄살인범 승혁(김성균)과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사람들의 이야기로,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지만 혁모(마동석)만은 예외다. 특히 두 사람이 벌이는 주차장 실랑이 신은 명장면으로 꼽히는데, 마동석의 차진 욕설이 인상적이다. "어쭈, 칼빵있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6학년이냐? 차 빼, 개XX야. 바뻐. 집에 따뜻한 물 안 나오냐? 좀 씻고 다녀, 개XX야."

 

'챔피언' 마크 

9일 크랭크인한 '챔피언'은 전설의 팔씨름선수 마크(마동석)와 그를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는 진기(권율), 갑자기 아이들과 함께 등장한 동생 수진(한예리)의 이야기를 담는다. 마크는 팔씨름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터프한 모습 뒤로 온정을 숨긴 캐릭터로 마동석과의 싱크로율 200%를 자랑한다. 마동석은 어린시절 실베스터 스탤론의 '오버 더 톱'을 보고 팔씨름 선수 역을 연기하는 것을 꿈꿔, 그의 '로망'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참고로 마동석의 팔뚝 굵기는 현재 19인치로, 운동을 한창 할 땐 팔뚝 22인치, 허벅지는 28인치였다. 2018년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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