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전투복’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정장 수트. 스무 살이 넘은 남자들이라면 저마다 옷장 안에 한 벌은 가지고 있지만, 입었을 때 ‘딱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별로 없다.

 

 

비싼 맞춤 정장을 성년이 되자마자 맞추는 일은 잘 없고, 기성복 매장에서 쇼핑할 때는 몸에 맞는지 아닌지 따지지 않은 채 ‘묻지마 쇼핑’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나중에 입어보니 어딘가 빌려 입은 듯 허술하다. 최근 세미 정장이나 캐주얼 차림의 출근을 허용하는 직장이 많아지면서 깔끔한 정장 한 벌 없이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각종 경조사를 비롯해 꼭 필요할 때가 생기는 아이템이 바로 정장이다. 사회에 발을 내디뎠다면 제대로 알고 구입하는 게 필수다. '킹스맨'의 영국신사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못지 않으려면.

 

★아버지 양복 빌린 듯한 ‘참사’ 피하려면…어깨선이 생명

사실 정장은 ‘마법의 옷’이라고 할 만큼 누구에게나 체형 커버 효과가 뛰어나다. 마른 사람에게는 맵시를 더해 주고, 통통한 체격은 표준형 정도로 커버해 준다. 그렇지만 치수가 잘 맞을 때의 이야기고, 자기 몸에 안 맞는 양복을 걸치면 그 어색한 모습은 ‘아버지 양복 빌려 입은 것 같다’고 표현된다.

적어도 어깨 선만 맞춰도 50%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킷을 입었을 때 어깨 위쪽 선이 구불구불하게 되지 않고 매끈하게 펴져서 어깨 끝에서 뚝 떨어지는지를 본다. 소매 길이는 안쪽의 와이셔츠가 밖으로 살짝 나올 정도가 좋고, 재킷 뒤쪽은 엉덩이 아래쪽이 살짝 보일 정도로 덮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깨 수선이 가장 힘들기 때문에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건 어깨 라인이다.

 

 

★얼굴만 V라인? 양복에도 V존 있다!

싱글인지 더블인지, 단추 숫자는 몇 개로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양복의 라펠(재킷의 깃) 사이로 안에 입은 셔츠가 보이는 부분을 V존이라고 부르는데, 이 부분이 얼마나 노출되는지가 사실 버튼의 숫자보다 옷맵시에서 중요하다.

V존이 아래위로 길게 보일수록 키가 커 보이기 때문에, 작은 키가 고민인 사람이라면 V존이 길어지는 싱글 원버튼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키가 크다면 더블 재킷으로 V존을 줄여도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이후 단추를 잠그는지 푸는지의 여부도 V존의 크기에 영향을 준다.

버튼은 여러 개가 달려 있어도 보통 하나만 잠근다. 투 버튼은 위쪽 단추 하나만, 쓰리 버튼은 가운데 단추 하나만 잠그는 게 보통이다. 더블은 두 개 정도 잠그면 무난하고, 조금 편하게 있어도 될 때는 재킷을 오픈하기도 한다.

 

 

★'MIB' 아닌데…올블랙 사야 하나?

처음 양복을 살 때는 영화 ‘맨 인 블랙(MIB)’에 나오는 것처럼 완전히 새까만 양복이면 어디서든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덜컥 올 블랙을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례식장의 상주가 아닌 이상 올 블랙 양복을 꼭 입어야만 하는 일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물론 올 블랙에 넥타이를 화사한 색으로 매치하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지만, 사회초년생에게는 다소 무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블랙의 범용성을 갖추면서도 조금은 가벼운 느낌이 드는 차콜(먹색) 또는 짙은 네이비(감색)가 양복을 처음 입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색깔이다. 브라운이나 스트라이프, 체크 패턴 등은 양복에 좀 익숙해지고 안목이 생기면 시도하는 편이 좋다.

 

★피해야 할 치명적 실수들

 

 

정장은 원래 재킷과 팬츠, 베스트(조끼) 스리 피스로 구성되지만 최근에는 베스트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재킷을 벗으면 드레스셔츠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편한 자리라고 넥타이를 풀고 드레스셔츠를 바지 밖으로 뺀 채 있으면 정장을 입지 않은 것만 못한 상태가 된다. 모직 베스트가 어렵다면 니트로 된 절충형 베스트라도 드레스셔츠 위에 걸친다면 훨씬 편안하면서도 격식을 차린 것처럼 보인다.

또 흔히 실수하는 요소가 바지 아래 받쳐 신는 양말이다. 검은색 또는 짙은 색 양복 아래에 흰색이나 연한 색깔 양말을 신고 있으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검은색이나 회색의 정장용 양말과 검은색 구두, 블랙 벨트는 기본으로 갖춰두고 양복을 입을 때 매치하도록 하자.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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