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영예의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는 모두가 예상했듯이 김연아였다. 관건은 '어떻게' 성화봉송을 밝히냐는 것.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3만5000여명의 관중 앞에 선 김연아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선보인 프로그램과 이어지는 피겨 동작을 선보이며 등장해 전국민을 감동시켰다.

 

10일 오전 평창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아는 올림픽 성화 최종점화자로 나선 소감을 전했다.

김연아는 전날 개회식에서 흰색 드레스에 스케이트를 신고 성화대 앞에서 피겨 연기를 펼쳤다. 이후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박종아-정수현으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아 평창의 불꽃을 밝혔다. 

김연아는 "올림픽 성화 마지막 점화 주자로 참여하게 되어 선수 출신으로서 너무나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벅찬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은퇴한지 몇년 지났는데 오랜 만에 짧게나마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성화 점화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높은 곳에서 스케이팅은 처음이었다. 걱정도 됐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잘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또한 "성화가 점화되었을 때 나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한 김연아는 "올림픽이 개막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라서 그런 감정이 더 와닿았다. 춥지는 않았다"고 안심시켰다.

3만5000여명의 관중들이 관람석을 가득 메운 올림픽플라자에 섰다. 김연아는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 나선 것이 처음이었다"며 "얼음에 올라갔을 때 관중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혹시 넘어질 수도 있어 내가 해야할 것을 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당시의 포부를 전했다.

남북 단일팀 최종주자를 만났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성화 전달 과정은 리허설이 전혀 없었다. 서로 건네받을 때 버벅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실수는 없었다"고 말한 뒤 "처음 만났을 때 살짝 눈인사했다. 인사도 안 하고 바로 성화를 받게 돼서 그랬던 듯하다.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성화를 받으니 의미가 크고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경기나 공연은 다음 기회가 있기 때문에 실수해도 만회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기회가 딱 한 번뿐이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순간이어서, 끝나고 약간 허무한 감도 있었다"며 "너무 빨리 끝나버렸다. 스케이팅도 30∼40초 정도라서 허무한 감도 있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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