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다니엘(32)이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저글러스’로 로맨틱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였다.

제대한지 두 달 만에 KBS2 드라마 ‘저글러스’에 합류했다. LTE급 복귀만큼이나 빠르게 촬영장에 적응하며, 냉철하지만 점차 로맨틱하게 변화하는 보스 남치원 역에 스며들었다. 지난달 2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최다니엘을 만났다. 드라마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최다니엘은 첫 복귀작과 작별하며 앞으로 펼쳐질 나날들에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입봉작

감독님과 작가님 둘 다 ‘저글러스’가 입봉작이세요. 그래서인지 대본을 처음 봤을 때에도, 촬영을 하면서도 신선하다는 게 느껴졌죠. 촬영 현장은 생각보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서로 같이 차차 개선할 점을 알아가면서 끝까지 열심히 해내는데 의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은 드라마를 하기 전에 예능 쪽에 계셨다고 들었어요. 그 때문인가 대본이 갇혀있는 느낌이 안 나고 자유로워서 좋더라고요.

#100문100답

드라마에 나온 100문 100답 장면의 반응이 좋았어요. 좌윤이(백진희)에게 남치원(최다니엘)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100문 100답을 활용하는 장면이었죠. 처음에는 ‘이게 뭐지? 이래도 돼?’ 싶었는데 막상 방송에 나가니까 다들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걸 새롭게 발견하고 보완해서 대본으로 활용하는 것이 ‘저글러스’가 기존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와 차별화된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극 안에 갇혀있는 게 아니라 신선한 에피소드로 채워졌던 것 같아요.

#무게중심

‘저글러스’를 하면서 제가 가진 목표는 크게 보여주지 말자는 거였어요.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말자. 아무리 ‘저글러스’가 로맨틱코미디여도, 캐릭터보다는 장면 위주의 드라마이다 보니 저라도 조금은 중심에서 무게를 잡아 연기를 해야겠더라고요. 초반에 진희나 교진이형 캐릭터들이 다소 가벼운 느낌인지라 누구 하나라도 무게중심을 안 잡고 있으면 진정성이 사라질 수 있겠구나 싶었죠. 처음의 그 톤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가장 큰 유념사항이었어요. 다른 배우들이 코믹한 연기를 해도 저랑 붙게 되는 장면에선 다시 바로 잡힐 수 있도록 신경을 썼구요. 그래서인지 다른 분들도 코믹 연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귀

운 좋게 군대 제대하자마자 바로 복귀할 수 있었어요. 공백기동안 하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들이 하나둘 생기게 됐지만, 그것들과는 별개로 ‘저글라스’라는 작품에 합류하게 됐죠. 공백기를 빨리 끝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2회까지의 분량이 적어서 너무 좋은 거예요(웃음). 분량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라, 다른 인물들도 풍성하게 보여주는 게 오히려 더 좋더라고요. 제가 무릎이 좀 안 좋아서 이런 것들을 고려하기도 했어요.

#백진희

상대역 좌윤이를 연기했던 진희에게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준비를 열심히 잘 해오는 것이었어요. 발음 딕션이 좋아서, 함께 연기할 때 잘 들리니까 편했죠. 초반에 진희 분량이 되게 많았는데, 쉬지 않고 열심히 촬영에 임하는 열정이 보기 좋았어요. 이 드라마를 하기 전에 진희가 했던 드라마를 많이 챙겨봤는데, 주로 소시민 혹은 약자 역할을 많이 햇더라고요. 계속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만 봐와서 좀 기운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눈을 마주칠 때마다 에너지가 느껴져서 감명 깊었던 기억이 나요.

#만화

극중 남친원처럼 저도 어릴 적부터 만화를 참 좋아했어요. 소년챔프, 아이큐, 점프 등 두루두루 많이 봤거든요. 최근까지도 원피스는 꼬박 챙겨봤어요. 옛날엔 만화 그리는 것도 좋아했는데, 주로 캐리커쳐 느낌으로 사람 스케치를 많이 했어요. 드라마에도 그림 그리는 장면이 하나 나와요. 남치원이 좌윤이를 만화방에 데려가서 ‘내 아지트다’라고 설명하는 장면이죠. 좌윤이가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주는데, 제가 그려준 그림을 보고 진희가 정말 화가 났었죠(웃음). 실제로 열 받은 게 보여서, 결국 미술팀이 그려준 걸로 대신 했어요.

 

#추위

날이 추운 계절인지라, 고군분투 하며 촬영했어요. ‘저글러스’는 특히 비 맞는 장면이 많았거든요. 우산을 받혀주는 장면이 있는데, 비 오는데 가운데서 껴안으라고 해가지고 고생을 꽤 많이 했죠. 1월에 촬영했던 것도 기억나요. 한파였는데, 마당이 있는 전주 집에서 촬영했거든요. 집 안이 너무 추워서 입김이 자꾸 나오니까 억지로 찬물 먹으면서 연기했었어요. 나중에는 너무 추워서 배우들이 외투를 입고 싶어하니까, 결국 집이 동파된 설정으로 촬영을 하고 그랬죠(웃음).

#변화

몇 년 만에 돌아와 보니, ‘V앱’이라는 게 생겼더라고요.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옛날에 많이들 하던 ‘하두리’ 화상채팅이 생각나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월요일 화요일에 모니터 하고나면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토크 댓글이 마구 올라와서 구경하기도 했죠. 시청자분들은 회사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유쾌한 장면이나 진희와의 애정 신에서도 유독 좋아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아,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구나’ 하며 감을 잡을 수 있게 됐죠.

#급식체

최근에 DC 최다니엘 갤러리에 글을 올렸어요. 제목은 ‘오나전 오랜만이라구!’였고, 저도 어울리고 싶어서 나름 신조어를 사용해서 글을 써봤는데 반응이 엄청나더라고요. 저는 집에선 TV도 잘 안 보고,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 채널을 많이 둘러보는 편이예요. 근데 어느 순간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말들을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나는 하나도 안 웃긴데, 다들 웃고 있으니까… 나도 이제 갭이 생기려나보다 싶었죠. 그래서 요즘 젊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느껴져요. 공부인 거죠, 공부. 요즘은 ‘지구 뿌셔! 아파트 뿌셔!’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이런 걸 재밌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2018년

2018년에는 다양한 걸 해보고 싶어요. 스키장 가고싶다는 소원은 이뤘으니 이젠 한 번도 못가본 제주도를 꼭 가보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현재 상당히 약해진 무릎을 강화시키는 것이구요. 연기에 있어서도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굳이 흥행할만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작은 독립영화든 뭐든 아무도 안 해본 새로운 걸 해보고 싶네요.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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