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뾰족한 눈매에 날렵한 턱선, 배우 오연서(30)은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주인공 홍설을 빼닮았다. 어찌나 닮았는지 오연서를 모델로 홍설을 그린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가 드디어 진짜 홍설이 됐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다.

'치즈인더트랩'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16년에는 tvN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누구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배역이었고, 오연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응이 어떨까 걱정했다. 당연히 부담이 있었다. 외모적으로 '싱크로'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옷도 웹툰처럼 입었다. 대학생 역이어서 모두가 두려워했지만, 감독님이 '뽀샤시'하게 잘 찍어주셔서 다행이다. 이 작품은 홍설이 처음부터 나와서, 그의 생각을 따라가는 내용이다. 그런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주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다. 설이는 생각과 고민이 많다. 그런 점이 이때까지와 달랐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완벽하고 자상하지만 어딘가 수상한 선배 유정과, 성실하고 생각 많은 대학생 홍설이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일반적인 로맨스 이야기와 달리 스릴러가 엮여 있어 이채로운 작품이다. 극중 인물들이 대학교 선후배, 혹은 친구들이다 보니 박해진, 오연서, 산다라박, 유인영, 박기웅, 오종혁 등 비슷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모였다.

"내가 어린 나이는 아닌데 현장에서 막내였다. 유정과 박해진 오빠는 젠틀하고 매너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기웅 오빠는 백인호처럼 처음부터 활발했다. 인영 언니는 포스가 있다. 다라 언니는 너무 귀엽다. 많이 친해져서 지금은 연락도 자주 한다. '치즈인더트랩'으로 다라 언니를 만나서 좋았다. 언니가 자기는 콘서트 하는 건 안 떨리는데 무대 인사는 떨린다고 하더라.(웃음)"

 

 

대학교를 졸업한 꽤 지난 그는 생의 마지막 대학생 연기라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에 참여했다. 대학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아 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돌아가고 싶지만, 20대보다 30대가 더 좋다"며 30대로서의 여유를 풍겼다.

"20대는 해보고 싶은 게 많아도 그걸 다 가지지 못했다. 항상 부족한 상태였다. 앞으로 연기를 계속해야 할지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20대들도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가장 찬란한 나이지만, 스트레스도 그만큼 많이 받는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서른이 되고 나서는 편해졌다.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만은 아니다. 이제 내가 뭘 좋아하는지 확실히 안다.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20대의 오연서가 꿈꿔온 30대 오연서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오연서는 자신의 소망대로 살고 있을까. 그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대답을 내놨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이 행복의 기준을 찾는 게 어렵다. 배우로서는 꿈꿔왔던 대로 잘 가고 있는 거 같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행복해지고 싶은데, 지금 행복한지 스스로 질문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②편으로 이어짐.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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