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어울릴까. 우려를 멋지게 날렸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청춘판사 바름(임바른-박차오름) 커플의 성장 드라마이자 청춘스타 김명수-고아라의 현실 성장기이기도 하다.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를 표방한 ‘미스 함무라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무대로 음대를 중퇴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상주의 열혈 초임판사 박차오름(고아라), 원칙주의 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비주류 현실주의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로 이뤄진 민사 제44부 재판부 이야기다.

아이돌그룹 인피티니 엘로 잘 알려진 김명수(27)는 놀라운 발견이다. 지난해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의 천민 이선 역을 연기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가능성을 드러냈던 그는 ‘미스 함무라비’에서 진일보했다. 우배석 판사 임바른 역을 맡아 출중한 외모,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20대 남자 청춘스타 반열에 오를 조짐이다.

 

 

묵직하면서도 선명한 보이스톤으로 극의 내레이션까지 소화하고 있는 그는 법원 내 최상급 엘리트임에도 출세에 대한 욕망 대신 개인주의와 혼놀에 친숙한 서늘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판사라는 직업으로 인해 지적이면서도 논리적인 대사 분량이 많음에도 어색함이 없을뿐더러 표현에 서투른 연애감정, 중간중간 드러내는 시니컬한 면모와 엉뚱함, 고교시절 첫 사랑 박차오름을 만나며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응답하라 1994’(2013)로 스타덤에 올랐던 고아라(28)는 이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여러 작품의 주연을 맡았음에도 성나정의 자기장이 강했던 탓인지, 어울리지 않는 작품 선택 탓이었는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작성하곤 했다.

 

 

하지만 '똘기 충만' '바퀴벌레 같은 친화력'을 비롯해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상주의로 똘똘 뭉친 좌배석 판사 박차오름 역을 맡아 물 만난 고기처럼 유영한다. 성나정의 에너지와 용감무쌍함을 가져오면서도 과거 성희롱 경험을 비롯한 불우한 가정사의 그늘과 사회정의 구현에 도전하는 단단함을 매끄럽게 조화시킨다. 더욱이 남자배우들마저 얼굴이 실종돼가는 요즘 분위기에 역행하듯, 한때 비현실적이었던 외모에서 지금은 얼굴살까지 통통하게 찌워 오히려 극의 리얼리티를 배가한다.

극중 10대 고교생 비주얼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두 배우의 호흡은 다소 느린 템포다. 조심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조금씩 힘을 키워가는 ‘바름 커플’의 시너지는 극중 로맨스가 본격화되면서 맹렬하게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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