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태호가 사망하면서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 군산 주점 방화 사건의 용의자의 행위는 모두 계획된 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기고 있다.

21일 전북경찰청은 용의자 이모 씨(55)가 전날 이뤄진 조사에서 "군산 내항에 정박한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쳐 기름통에 담았다"며 "주점 앞에 기름통을 놓고 기다렸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후 9시 50분께 이뤄진 이씨의 범행으로 인해 주점 안은 순식간에 화염으로 뒤덮였고, 손님 33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쓰러졌다. 입구에 불을 붙는 바람에 많은 인원이 좁은 비상구로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입구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에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진다. 외상값이 10만원 있었는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달라고 한 것이 범행의 이유였다.

경찰은 범행 당시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도 이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씨는 "출입문에 걸레 자루를 걸고 비닐봉투로 두 번 묶었다"며 "주점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고 밖에서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옷에 불이 옮겨붙어 전신 70%가량에 2도 화상을 입었으나, 그대로 달아났다. 3시간30분쯤 지나 주점에서 500여 떨어진 선배 집에서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경기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화상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바닥에 쓰러진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3명은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씨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감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치료를 마치는 즉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와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