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밭 캐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21일까지 금메달 8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4개를 수확하며 중국(금 30, 은 18, 동 12)과 일본(금 12, 은 17, 동 18)에 이어 종합 3위를 달렸다. 

색깔에 상관없이 모두 소중한 한국의 메달은 21일 총 10개 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명장면들을 조명해본다.

아직 메달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한국 여자’들의 강함을 보여주는 여자축구와 여자배구의 조별리그전 완승 소식 또한 반갑다. 

 

★펜싱 ‘33세’ 유부녀 검객 강영미, 첫 출전에 금메달

 

33세의 나이로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에페 대표팀 강영미.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펜싱에서는 에페 대표팀 ‘맏언니’의 금메달 소식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강영미는 21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쑨이원(중국)을 11대7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1985년생인 강영미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미 결혼한 ‘유부녀’이기도 하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고도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플뢰레의 남현희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가 흔치는 않다. 강영미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 아닐까”라면서도 “확정은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20대 때는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던 강영미의 ‘대기만성’에 큰 갈채가 쏟아졌다. 같은 여자 에페팀의 2014 인천 대회 동메달리스트 최인정은 이번에도 동메달을 따냈다. 

 

★’투혼의 레슬러’ 류한수, 세계랭킹 1위 꺾고 2연패

 

결승전 승리 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는 레슬링의 류한수. 사진=연합뉴스

‘투혼의 레슬러’ 류한수가 세계랭킹 1위 알마트 케비스파예프를 결승전에서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류한수는 21일 자카르타 JCC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결승전에서 알마트에 5대4 승리를 거뒀다. 류한수가 전 대회 우승자라곤 하지만, 세계랭킹 1위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알마트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존에 당한 부상으로 몇 번이나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던 류한수는 어느덧 30대를 넘겼고, 그 동안 아픔도 많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출전을 못해 같은 체급의 김현우의 금메달을 지켜보기만 해야 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동메달결정전에서 지면서 아쉬운 4위에 만족했던 류한수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딴다”고 다짐했다. 22일엔 체급을 올린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현우가 77kg급에서 다시 금을 노린다. 

 

★여자축구 인도네시아전 3연승, 12대0...남자축구에는 없는 대승

 

여자축구 대표팀 지소연(오른쪽)의 인도네시아전 경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번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한국 남자축구이지만, 눈이 휘둥그레지는 대승을 거두는 것은 여자축구 쪽이다. ‘윤덕여호’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1일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12대0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2차전 몰디브전 8대0 승리에 이은 또 한 번의 대승이다.

물론 한국 여자축구는 FIFA 랭킹 15위의 강호로, 인도네시아(77위)나 몰디브(119위)와는 전력 차가 매우 크다. 한국과 대등한 상대인 아시아의 여자축구 강호로는 일본(6위), 북한(10위), 중국(17위) 등이 있다.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들을 모두 누르고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본다. A조에선 한국과 대만이, B조에선 북한과 중국이, C조에선 일본, 베트남, 태국이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2연패 노리는 여자배구…중국전 앞두고 통쾌한 ‘2연승’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전 승리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여자’들의 강함을 보여주는 종목 중 인천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여자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스타 김연경을 보유하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대1(25-9, 25-14, 28-30, 25-20)로 누르고 B조 조별리그 2연승을 달렸다.

승리도 좋지만 이날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주전들이 고루 점수를 냈다는 점이다. 이재영(21득점)과 더불어 박정아 김수지(13득점), 김연경(12득점) 등이 모두 득점포를 가동해 잘 짜인 조직력을 입증했다. 세계랭킹 10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한국 여자배구에게 1, 2차전 상대였던 인도(55위)나 카자흐스탄(21위)은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였다. 23일 격돌할 3차전 상대인 세계랭킹 1위 중국과의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과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 ‘진검승부’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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