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서.

'시간'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서현(27)의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첫 미니 시리즈 주연, 상대 배우의 갑작스러운 하차,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 아닌 서현으로서의 한 걸음 등등 '시간'은 그에게 거대한 시험의 장이었다.

 

 

Q '시간' 이후 어떤 점에서 가장 성장했다고 느끼나.

A 포기하지 않는 것. 끈기가 많이 생겼다. 이제는 어떤 상황이 생겨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 원래도 멘탈이 강한 편인데, 이제는 철갑 멘탈이 됐다. 연기적으로는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감정신 들어가기 전에 몰입할 시간을 가져야 했는데 '시간'에서는 '큐' 들어가면 바로 됐다. 아마 다른 활동을 최대한 하지 않고 드라마에만 집중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Q 속상할 때도 많았을 거다. 어떻게 풀었나.

A 역할로 녹여 냈다. 드라마 할 때는 서현과 설지현의 경계가 없었다. 생활의 중심이 항상 '설지현'이었다. 힘든 감정이 생겨도 이게 설지현이라 생각하고 촬영했다.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에는 실감이 하나도 안 났다. 촬영할 때 OST만 들어도 눈물이 났는데 촬영이 끝나고도 며칠 동안은 그랬다. 한 일주일 동안은 설지현이 마음에 계속 있었다.

Q 역에서 빠져나올 때 어떻게 지냈나.

A 원래 작품 끝나면 바로 빠져나오는데 이번엔 길었다. 지금은 서현으로서 강아지랑 산책도 많이 가고 음악 들으면서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가끔 친구 만나서 수다도 떤다. 끝나고 일주일 동안은 몸살을 앓았다. 내가 예전부터 촬영할 땐 밤을 새워도 안 아프다가 끝나면 꼭 아프곤 했다.

 

 

Q 서현의 성장은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아쉬웠다.

A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라고 하잖나.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안 될 수도 있고, 또 예상치 못하게 잘 될 수도 있는 거다. 물론 잘 나오면 좋다. 하지만 시청률 영향을 크게 받진 않았다. 한 분이라도 이 작품을 봐주는 분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 많진 않았지만 보시는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랐다.

Q 댓글이나 반응 같은 걸 보는 편인가.

A 많이 찾아보진 않지만 보긴 한다. 특히 설지현 같다는 평이 참 감사했다.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란 이미지가 강한데, 내 연기보다 그게 더 크게 느껴지면 어떡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번에는 서현인 줄 몰랐다는 어르신도 계셨고, 그런 말들이 너무 감사했다.

Q 다음엔 밝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A 너무너무 하고 싶다. 내 성격이 원래 밝다. 밝은 걸 하고 싶긴 했는데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역이었어서 '시간'을 했다. 막상 하니까 나한테 이런 면도 있구나 스스로 발견하는 점도 많았다.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당분간은 쉬고 싶다.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신중히 볼 계획이다. 만약 한다면 로코나 멜로가 하고 싶다.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못 했으니까.

 

 

Q 소녀시대 멤버들이 촬영장으로 응원을 많이 보냈다.

A 커피차 같은 걸 언니들이 다 보내줬다. 감동이었다. 함께 보낸 시간이 10년이 넘는데, 늘 옆에 있다가 떨어지니 애틋했다. 효연 언니는 현장에 오기도 했다. 서프라이즈로 찾아왔는데 눈물이 나더라. 뭔지는 모르겠는데 꼭 갑자기 엄마를 봤을 때 나오는 눈물 같았다. 모든 게 무장해제되는 느낌이었다. 다들 모니터링도 많이 해주고 응원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Q 소녀시대가 아닌 서현으로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A 시간이 지나면 활동의 형태가 바뀔 수밖에 없다. 예전 방식을 죽을 때까지 고수할 순 없으니까. 상황에 따라 최적의 형태가 있고 다들 동의하는 부분이다.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잘 모르겠다. 우리끼리는 예전처럼 늘 얘기하고 모인다. 얼마 전에는 티파니 언니가 귀국해서 단체 채팅방에 또 불이 났다. 그래도 더 애틋하고 소중해진 건 맞는 것 같다.

Q 계속 소녀시대와 함께인 건가.

A 그렇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할머니가 돼도.

 

 

Q 솔로 앨범을 낼 생각은 있나.

A 곡을 쓰고 있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쓰는 중이다. 예전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콘셉트도 내가 짤 수 있다. 올해는 아닐 것 같다. 이제 곧 아시아 투어 팬 미팅을 해야 한다. 어떤 곡인지는 비밀이다.

Q 20대 후반이다. 20대가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뭔가.

A 사실 나는 30대가 엄청 되고 싶다. 지금 내 나이는 애매한 것 같다. 완전히 어린 것도 아니고…. 연기를 하기에도 좀 애매하게 느껴진다. 멋진 30대를 준비하고 싶다.

Q 서현이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어떻게 남길 바라나.

A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내 연기를 보는 사람들이 '나도 그랬는데'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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