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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뮤지컬 '빨래' 강기헌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사랑받는 작품"

①에 이어서...

솔롱고는 몽골에서 온 청년이다. 한국인이 아닌 만큼 억양이나 표현 등 세세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지 묻자 강기헌 배우는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억양이나 표현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몽골 분들이 한국어를 하는 영상을 찾아봤어요. 다큐멘터리 영상같은게 있어서 다행이었죠. 그런데 너무 애매하게 흉내내는 것 같은 느낌만 들어서 고민을 하다가 지인 분을 통해 몽골에서 오신 분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저랑 지휘형이랑 같이 가서 그분께 가르침을 받았죠. 그 분께서는 된소리가 어렵다고 하시더라구요. ‘했어요’가 아니라 ‘해서요’ 이렇게 발음되고, ‘으’발음은 ‘이’처럼 발음되는 것도 있다고 하셨어요. 또 연출님이 강조하신 게 ‘몽골’ ‘게르’ 등 몽골의 단어를 말할 때는 몽골 말로 해달라고 하셨죠. 그래서 현지인 분의 네이티브 발음을 녹음해서 소리를 익혔어요”

그에게는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다. 바로 홍광호 뮤지컬 배우. 홍광호 또한 ‘빨래’에서도 활약한 적 있는 배우다. 강기헌은 선배 홍광호의 이야기를 하며 마치 아이처럼 눈을 빛냈다.

“사실 ‘햄릿 얼라이브’때도 같은 작품을 했어요. 그 전에 20살 때부터 좋아했던 배우였죠. 예전에 형님이 출연한 ‘맨오브라만차’ 뮤지컬을 맨 꼭대기에서 혼자 가서 봤는데 미치겠는 거예요. 광호 형님이 커튼콜때 ‘임파서블 드림’이라는 솔로곡을 부르시는데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흘렀어요. 저분처럼 나도 되고 싶다라는 다짐을 했죠”라며 “제가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그분의 연기경력과 제 연기 경력을 마음 속으로 이어봤어요. 제가 했던 작품 중에 ‘번지점프를 하다’빼고 다 같은 작품을 했더라구요. 물론 다 같은 시기는 아니고 그 분이 초연하면 저는 재연 이렇게(웃음)”

“그리고 광호 형님이 2009년 ‘빨래’를 하셨는데 제가 딱 2019년에 ‘빨래’를 하게됐어요. 근데 저희가 나이 터울이 10년 차거든요. 형님도 28살 때 ‘빨래’에서 솔롱고를 처음 하셨어요.”라며 그는 "그냥 쓸데없는 의미 부여"라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났다.

그에게 ‘빨래’는 첫 주연 그 이상의 의미다. 이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그의 진심을 들으면 ‘빨래’가 가진 힘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사실 솔롱고 역을 맡기 전에 관객의 입장에서 ‘빨래’를 봤을때는 ‘내딸 둘아’라는 무대가 제일 슬프게 다가왔어요. 그런데 극에 참여하고 나니 나영이 솔로 ‘빨래’라는 넘버의 대사가 다시 보이더라고요. 제가 하는 곡이 아닌데도 계속 봤어요.

극 전체를 환기해주고 동시에 주제가 담긴 곡이에요. ‘빨래를 하면서 얼룩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저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너무 확 와닿았어요. 그 가사 때문에 이 노래가 ‘빨래’라는 뮤지컬의 전체를 관통하는 곡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빨래’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이렇게 오래 사랑받는 뮤지컬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살아가는 내용을 다룬 것이기 때문에 꿈을 꾸고 부질없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간다, 상처나 눈물이 있지만 그래도 오늘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라서 더 공감가는 거죠. 사실 모든 인물은 당시에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앞으로 힘든 일이 있겠지만 지금의 행복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나영이와 솔롱고는 왜 같이 사냐, 힘들텐데’. 그런데 우리 현실에서 그런 분들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삶이 힘들지만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런 결정을 하는거죠. 그게 ‘빨래’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한편 뮤지컬 '빨래'는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9월1일까지 공연한다.

사진=씨에이치수박 제공 

임라라 기자  fkfk0111@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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