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가 주연을 맡은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가 지난 9일 개막했다. 테이는 ‘여명의 눈동자’부터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로 뮤지컬 활동을 하며 틈틈이 예능프로그램 촬영과 직접 운영하는 수제버거 가게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요즘 스스로 “잠잘 때 고민이 2~3개밖에 없는” 안정된 상태라고 말하는 그. 그러나 이런 날이 있기까지는 많은 선택과 후회가 있었다고 한다. 인간 베토벤의 인생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하는 테이. 지난 25일 싱글리스트가 대학로 한 카페에서 테이를 만났다.

테이는 이 작품이 ‘위대한 천재’ 베토벤이 아니라 인간 베토벤이라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 준비하면서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고.

“저는 한국인이니 외국의, 그것도 유명하고 관객들 각자 가진 이미지가 있는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게 사실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초연을 보고나니 오히려 그런 부담감을 던져버릴 수 있었죠. 이 작품은 위대한 음악가를 부각하는 게 아니에요. 그 음악 때문에 사랑하고 집착도 하고,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하고 갈등을 빚는 것이 주된 내용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 말고도 다른 4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루드윅이 다 결이 달랐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베토벤이라는 엄청난 인물에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에 이어 바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 출연하게 됐다. 뮤지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요즘, 테이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변에서 추천이 많았어요. 그래서 초연을 봤는데 너무 끓어오르더라고요. 무슨 기싸움하듯이 서로 붙는데 폭발하는 그 에너지가 너무 좋았어요. 정말 무대에 오르고 싶었어요. 마리 역이라도 된다면 하면 할 정도로(웃음)”라고 한 테이는 전작 ‘여명의 눈동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작인 ‘여명의 눈동자’의 하림 역은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추구하는 이상적 사회가 있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되는 인물이에요. 절제해야하는 연기를 해야했죠. 그래서 반대로 폭발하는 연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또한 그는 “베토벤과 의외로 인생의 접점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라며 “베토벤은 어린시절 음악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커서는 이명의 고통까지 겪어야 했어요. 사실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못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도 안가요. 그럼에도 창작의 길을 선택했다는 게 정말 대단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테이는 “사실 저의 인생에도 음악이 너무 힘들어 안해야 하나 싶을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힘들고 상처입은 부분들을 음악으로 치유되는 것을 느낄 때 내 인격의 대부분이 음악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라고 베토벤에 공감했다.

테이가 느꼈던 인생의 힘든 시기는 언제였을까. 그는 질문에 머뭇거리다가 “이제는 괜찮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4집 활동 시기였는데 4집이 넘어가고 나서 내부적으로 힘든 것들이 많았어요. 특히 매니저가 세상을 떠난 일이 그랬죠. 지금도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하지만 이제는...그런 선택을 한 것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20대 중반에 그런 일이 생기니 활동에 조금 빈 곳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때쯤 방송 활동을 좀 안 하기도 했고요.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이제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방송을 쉬면서 그냥 친구들과 즐겁게 밴드 활동을 3년간 하다 보니 그게 치유가 되더라고요. 그때 음악이 내 인생에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힘든 시기를 지난 테이는 한층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게 된 것 같다. 테이는 인터뷰 내내 연신 ‘쓰임을 보이고 싶다’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며 여전히 발전하는 배우, 가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제가 욕심을 부려서 뭔가를 하기보다는 쓰임을 보이고 싶어요. 배우로서 저는 한 작품의 일원으로 쓰이고 싶고, 어떤 부분에서 쓰임이 필요할 때 저를 떠올릴 수 있게 하고 싶죠. 굳이 욕심이라고 하자면 ‘어, 저 친구랑 또 작품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싶은 게 욕심이라면 욕심이죠”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가오는 모든 것이 감사해요. 연차가 됐으니 잘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에 계산이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것을 잘하면 계획한 것보다 더 잘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편안하고요. 주어지면 그것을 담으면 되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쓰임이 많기를 바랄 뿐이에요”

그에게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인생 작품이라며 테이는 “이 작품은 베토벤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해줘요. 그게 대단한 것 같아요. 베토벤이라는 대단한 인물을 영웅화시키기 보다는 인간으로 그리고 루드윅이란 아저씨로, 삼촌으로 그리죠. 그래서 제목도 그냥 베토벤이 아니고 ‘루드윅’인 것 같아요”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한편 테이가 루드윅 역으로 분한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6월30일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한다.

사진=NOS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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