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과연 어떤 결말로 끝맺게 될지 이목을 끌었던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하 ‘오세연’)은 결국 손지은과 윤정우의 두 가정이 각각 이혼하고, 훗날 두 사람이 재회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박하선은 해피엔딩이기도 하고 열린 결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작가님과 많이 이야기했어요. 첫 계획대로 갈 생각이었지만 걱정이 된다고도 했어요. 마지막 회는 평소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던 사람도 보는데, 그런 시청자도 챙겨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어요. 책임감을 느꼈어요. 그런 마음으로 제작발표회 때 ‘결말이 철저한 비극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했고요. 그런데 작가님이 ‘오세연’을 아끼는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랄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분들을 위한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고민을 놓지 않았던 ‘오세연’을 통해 박하선은 ‘인생캐’를 만났다고 극찬받기도 했다. 피드백을 확인하던 박하선은 “‘박하선이 아니라 손지은이더라’는 댓글을 읽고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이 반응은 극 중 15부에서 손지은과 윤정우가 각자의 배우자들에 사이를 들켜 헤어지게 되면서 모든 삶의 의욕을 잃은 손지은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방영된 후 나왔다.

“장면이 유독 힘들었어요. 거의 장면 순서대로 찍었는데 체력이 다할 때였죠. 모든 걸 내려놓고 찍었는데 유달리 반응이 좋았어요. 15부가 돼서야 악플이 사라지더라고요. 그 전엔 ‘우울하다’ ‘답답하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힘을 안 주고 연기했는데 너무 좋다는 평가를 받으니까 ‘이렇게 연기해야 하는구나’ 싶었어요. ‘태클을 못 거는 회’라는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드라마 중 명장면으로는 숲에서의 모든 신을 꼽았다.

“저희가 숲 홍보대사를 해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도 했어요. 화면에 너무 예쁘게 나와요. 반딧불 신도 좋았어요. 저는 지은이와 정우가 데이트하는 신만 모아서 나중에 돌려 보려고요. 당장은 아파서 못 보겠어요. 원래 제가 드라마를 6번까지도 모니터하는데 이 작품은 한 번 보면 못 보겠어요. 묘해요. 두 사람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 같아서 무서운 마음인 거 같아요.”

‘오세연’은 불륜 소재로 주목받았지만 사랑과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박하선은 인터뷰 중 사랑에 관한 가치관을 전하기도 했다.

“어릴 때는 ‘사랑이 무엇이다’라고 정의했어요. 그런데 이젠 어려워요. 설레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 거 같아요. 그건 호르몬의 장난이에요. 사랑은 여러 색채를 띠고 있어요. 갈수록 어려워요. 어떤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걸 알아요. 생각이 많아져요. 영화 ‘은교’에도, ‘오세연’에도 “외로워서 그래”라는 대사가 나와요.”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알겠어요. 다들 외로우니까 만나는 거 아닐까요. ‘오세연’은 지금 사랑에 허한 감정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 우리가 그 길을 대신 가드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드라마잖아요. ‘오세연’은 사랑이든 결혼이든 서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요. 보신 분들이 한 번쯤 사랑을 뒤돌아보면 좋을 거 같아요.”

지난 2016년 방송된 tvN ‘혼술남녀’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3년을 쉬었고 그전에도 2년을 쉬어 도합 5년의 공백이 있었다는 박하선. 그는 “당분간 쉴 생각이 없다”며 그동안 커진 연기에 대한 갈증을 고백해 앞으로 열일 행보를 기대케 했다.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나이가 드니까 1, 2년이 아까워져요. 올해 3월에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종영하니까 벌써 거의 한 해가 지나갔어요. 드라마 하나만 해도 훅 지나가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네요. 저는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어요. 나이가 들고 다시 볼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묘비에 ‘배우 박하선’이라고 쓰고 싶어요. 당당하게 남겨도 될 정도로 잘해서 인정받고 싶어요.”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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