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용의자인 베트남 국적 여성 도안 티 흐엉(29)이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사진들을 남기며 그가 한때 연예인 지망생이었으며 한국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제주에 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흐엉이 제주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 작년 11월2일 제국 입국 사흘간 머물러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 제주에 입국해 사흘간 머물다 5일 중국 광저우로 출국했다. 그는 입국 당시 제주시 도심의 한 오피스텔을 체류 예정지로 기재했으나 이 오피스텔에는 실제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오피스텔에는 2015년부터 40대 후반 여성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들은 흐엉과 전혀 관계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흐엉이 왜 이 주소를 체류 예정지로 적었는지와 제주 방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흐엉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알려진 'Linh Ngoc Vu'에 오른 사진으로 그의 제주 체류 기간 동선을 유추할 수 있다.

'I love Jeju'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된 흐엉의 제주 사진은 8∼9장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진은 흐엉이 중국으로 돌아가고서 사흘 뒤 페이스북에 올렸다.

흐엉은 제주공항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후 용두암과 용담 해안도로, 애월 해안가, 표선 해비치해변을 관광한 것으로 보인다. 표선 해비치해변에서는 숙소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있어 1박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 한류 연예인 좋아해

한류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흐엉은 제주시 애월읍에서 한국 가수가 운영에 관여하는 모 카페에 들린 것으로도 보인다. 흐엉은 이 카페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주변 해안가의 모습도 사진으로 담았다. 이어 올라온 사진들은 표선 해비치해변의 풍경들로, 총 4∼5장이 있다.

이들 사진은 표선 해비치해변을 바로 볼 수 있는 한 숙소에서 찍은 사진들로 보인다.

2∼3층 숙소 앞 베란다에서 찍은 셀카와 함께 이 베란다에서 보이는 표선해비치해변의 풍경을 담은 사진 3장이다. 표선은 유명 관광지인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가까이 있어 흐엉이 이들 관광지도 갔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 한국 여러 남성과 사귄 정황도

흐엉이 한국에 거주했을 가능성을 추정케 하는 계정도 여러 건 발견됐다. 해당 계정은 '린응옥부(Linh Ngoc Vu)'란 이름을 사용했다. 거주지와 출신지가 모두 서울로 기재돼 있다.

흐엉이 다른 페이스북 계정 학력란에 '하버드대'라고 허위로 기재한 점을 미루어보아 거짓 정보를 입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흐엉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한국, 한국인과 깊숙이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계정의 페이스북의 친구는 110여명 중 40여명이 한국인이다.

별명란에는 'Ruby woo' 'Baby' 'Ruby ruby'가 적혀 있다. 당초 흐엉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 계정의 이름 '루비 루비(Ruby Ruby)'와 일치한다.

지난해 7월 계정 주인인 흐엉과 한국인 남성이 경기도 화성에서 데이트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도 발견됐다.

남성 A씨는 경기도 화성으로 위치가 표시된 지도 사진과 함께 린응옥부와 데이트 중이라는 상태 메시지를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 댓글에서 흐엉과 A씨는 '나는 네 곁에 있어(Im near u)', '루비루비 울지마(Ruby ruby don't cry stop)'이란 대화를 나눴다.

 

◆ 연예인 지망생 아이돌 오디션 보기도

흐엉은 또 빅뱅의 멤버인 태양의 사진을 올리고 '내 남자는 너무 바빠요(My boy is so busy)'라고 쓰기도 했다. 페북 친구가 '태양이 남자친구냐(taeyang is your boyfriend?)'라고 묻자 '그렇다(Yes)'라며 '정말 비밀이야(Secret really)'라고 답하기도 했다.

자신의 메신저 카카오톡에는 가수 장현승과 현아의 곡 '내일은 없어'의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도 올려놨다. 게시물 곳곳에는 영어로 한글 단어를 쓴 것도 눈에 띈다. 흐엉은 'Gomawa(고마워)', 'oppa(오빠)', 'popo(뽀뽀)'라는 댓글을 썼다.

유튜브에는 지난해 베트남 아이돌 오디션에 참가해 노래를 부르는 영상도 올라왔다. 홍 쿠안(Hong Quan)이라는 유튜브 계정에 게시된 약 30초짜리 영상을 보면, 흐엉과 매우 흡사한 모습의 여성이 심사위원 앞에서 짤막하게 노래를 부른 뒤 퇴장한다. 이 여성은 1차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흐엉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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