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와 여류화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을 그린 아트버스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감독 셀린 시아마)이 개봉 16일 만에 10만 고지를 밟았다. 최근 개봉한 다양성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추이다.

제72회 칸영화제에서 ‘기생충’과 뜨거운 경쟁을 벌이며 각본상, 퀴어종려상을 수상했고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프랑스 세자르영화제 10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고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기생충’과 함께 후보로 올라 있다.

영화는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와 그의 결혼식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 마리안느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의 기억을 그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감독 셀린 시아마가 처음으로 만든 시대극이다.

주연 여배우 아델 에넬, 노에미 멜랑의 연기 앙상블, 뉴욕비평가협회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있는 클레어 마통 감독의 촬영,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터져 나오는 비발디 ‘사계’ 등 영화를 완성하는 모든 요소가 화제를 모으며 관객들의 N차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전 예매량 1만장으로 상업영화에 못지않은 반응을 얻었으며 개봉과 동시에 전체 좌석판매율 1위에 올랐다. 현재도 평일 좌석판매율 1위를 유지하며 설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 파워를 보였다. 개봉과 동시에 상영관 확대, 사운드 특화관인 메가박스 MX 상영이 이어지는 등 열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여감독, 여배우, 여성 제작자, 여성 촬영감독 등 여성들이 만든 영화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삶과 사랑, 예술에 대한 욕망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시대, 그들이 숨겨두어야 했던 욕망을 아름답게 스크린에 투영시킴으로써 단순한 퀴어 로맨스를 넘어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진정한 여성영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극장에도 여성관객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화에 뜨겁게 공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