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거짓 인생을 사는 가족 사기단의 행적각을 추적한 ‘기이한 가족의 탄생- 잔인한 공모’를 방영했다.

 

 

올해 봄 결혼한 수정씨(가명)는 시댁에서 마련해 준 15억 상당의 대형 아파트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전국을 돌며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는 살가운 시어머니와 경찰 출신의 시아버지, 사랑하는 남편까지 행복할 것 같았던 신혼생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처참히 무너졌다.

시어머니 김혜연(가명)을 비롯해 남편, 시아버지의 이름, 나이는 다 거짓말이었고 시어머니는 수정씨에게 재산을 부풀려준다며 1억5000만원이 든 통장을 가져갔다. 경찰 수배 중이었던 세 사람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늘 꽁꽁 잠겨있던 안방에 남겨진 물건들 속에는 남편 박씨의 6~7차례에 걸친 결혼사진이 발견됐다. 2011년 결혼식을 올려 피해를 입은 서모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김혜연 일가를 고소했지만 가출해 이 일당의 일원으로 지금까지 함께 행동해오고 있다. 특히 김혜연으로부터 온갖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며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있다. 사이비종교 교주에게 현혹된 신자와 같은 모습이다.

또한 고의적으로 접근한 김혜연과 친해진 어머니의 주선으로 2014년 박씨와 혼례를 치렀던 사기결혼 피해자는 2억여 원을 뜯기고, 의도하진 않았으나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엄마와도 소원해진 상태다.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남편 박씨에 대한 이야기보다 시어머니인 김혜연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파트 임대사업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재력과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김혜연은 가족을 동원한 사기사건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점이다. 사기에서는 정교하게 각본을 짜는 성숙한 면모를 보이지만, 아들까지 동원하는 점에선 굉장히 미성숙한 사람이라고 범죄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아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실제 김씨는 전 남편과 사이에 난 아들이 성인이 돼서 만난 뒤 자신의 사기행각에 끌어들인 것으로 제작진은 추정했다.

김혜연의 두 번째 남편인 박씨 역시 경찰이었으나 아내의 사기로 인해 차압이 들어오는 등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힘들어지면서 경찰을 그만 두고 아내의 조력자이자 공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혜연 일가족 사기사건은 정해진 패턴을 보인다. 1막에선 주연배우로 아들이 등장해 결혼식과 신혼여행까지 마치고 빠진다. 2막에선 김혜연과 남편 박씨가 공동주연을 맡아 며느리를 전담 마크한다. 3막에선 김혜연이 끝까지 남아 며느리를 상대로 한 사기행각을 완료한다. 전체를 감독하며 주연배우까지 겸하는 주인공은 카리스마 넘치며 두뇌플레이에 능한 김혜연이다. 그는 가족을 작은 독재국가이자 테러집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다행히 지난달 29일 아들 박씨가 경찰에 자수를 했고, 방송을 통해 김혜연의 사기수법 전모가 공개됐기에 제작진은 제보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김혜연 부부 검거가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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