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에도 대한민국 네티즌들의 드립과 유행어는 넘쳐났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숱하게 접해 결국 중독되고 말았던 2017년 최고의 유행어 11개를 선정했다.

 

"내 마음 속의 저장~♥"

워너원 박지훈의 유행어 '내 마음속에 저장'은 과거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당시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냈다.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최종 2위에 등극할만큼 사랑받은 박지훈은 유행어 또한 온라인, 정치, 언론,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패러디됐다. 크리스 햄스워스를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따라해 화제를 모았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정 올 상반기 최고 유행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야나!"

지난해 '프로듀스101 시즌1'이 인기를 얻으며 주제곡 '픽 미(Pick Me)'가 돌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면, 올해에는 '프로듀스101 시즌2'의 '나야나'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주제곡이 흥하자, 자연스레 노래 제목이자 후렴구 가사인 '나야나'는 무수한 시청자들을 중독시켰다. 이후 '나야나'는 유행어처럼 퍼져나갔고, 남녀노소 수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을 표하고 싶을 때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처럼 '나야나'를 외치는 현상을 야기했다.

 

"오지고요 지리고요… 급식체"

급식을 먹는 중고등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며 이름 붙여진 '급식체'는 20대와 10대의 간극을 제대로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10대들이 즐겨 보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이 사용하는 단어(부분, 오지다 등), 게임 용어(핵, 에바 등), 인터넷 초성체(ㅇㅈ,ㅅㅌㅊ) 등의 말장난이 급식체로 진화했다. 온라인상에서 세대 불문 화제를 모은 급식체는 tvN 'SNL 코리아 9'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이거 실화냐?"

'이거 실화냐'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불법 영화 방송을 시청하던 일부 네티즌들이 "이거 실화냐?"를 감탄사로 사용하면서 시작된 유행어다. 이후 인터넷방송 BJ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시청자들 은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될지어다"

8~9월 방송된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사이비종교집단 구선원의 강은실 집사(박지영)를 비롯해 신도들이 수시로 내뱉은 말이다. 특정 종교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 주문을 고민하다 제작진이 만들어냈다. 극중 신도들은 기도할 때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말끝마다 두 손 모아 "될지어다"를 외쳤다. 이후 취준생, 직장인 등 고민 많은 이들이 너도 나도 “될지어다”를 따라하며 긍정 마인드를 복돋웠다.

 

“쓸데없는 소리”

SBS 관찰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쉰건모’ 김건모의 어머니 이선미 여사가 자주 발사하면서 유행어에 등극했다. 단발머리에 뿔테안경, 화이트 블라우스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 여사는 MC와 패널들이 허튼 소리를 할라치면 쏘아보며 “쓸데없는 소리”라고 시크하게 면박을 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상대의 공해성 말말말을 한방에 제압할 때 유용했다.

 

"슈얼~ 와이낫?"

키 작은 모델로만 알려졌던 패셔니스타 배정남이 호쾌한 입담으로 존재감의 꽃을 피웠다. 지난 4월 2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배정남은 177cm의 키로 모델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던 과거사를 풀어 인상을 남겼다. 특히 해외 여행을 하던 도중 "슈얼~ 와이 낫~"이라는 단 두 마디로 상황을 해결한 에피소드를 꺼내 웃음 폭탄을 던졌다. 이후 싱글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슈얼 와이낫'은 유행어가 될 줄은 몰랐다. 그게 또 긍정의 말이기도 하다. 그냥 좋다. 언제 또 유행어를 만들어 보겠나"라며 유행어 주인으로서의 뿌듯함을 드러냈다.

 

"아이 받니?"

"무서워서라도 받게 된다."

2017년에 터진 한국 영화를 언급할 때 '범죄도시'를 빼 놓을 순 없을 것이다. 영화는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과 신흥범죄조직의 보스 장첸(윤계상)의 대결을 그렸다. 극 중에서 연변 출신 장첸의 말투는 낯설면서 중독성 있는 어감으로 많은 유행어를 낳았다. 가장 크게 히트한 건 '전화 안 받니'를 뜻하는 '아이 받니'다. 이는 장첸의 연변 말씨에서 파생했다. 친구나 가족, 연인의 이름을 '아이 받니'로 바꾼 후 그들의 사진을 장첸 사진으로 바꾸면 전화가 올 때 장첸의 싸늘한 얼굴이 화면에 등장한다. '아이 받니'는 SNS를 통해 퍼지며 많은 이들의 휴대폰 설정을 바꿔 놓았다.

 

“스튜핏!” “그뤠잇!”

지난 8월 KBS2TV에서 한 ‘김생민의 영수증’은 절실한 이들의 소비습관을 진단하며 ‘짠테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근검절약의 아이콘 김생민은 의뢰인의 영수증을 분석하면서 무(無)계획 소비에는 가차 없이 “스튜핏!(Stupid)”을 날렸고, 절실함이 엿보이는 알뜰한 소비엔 훈훈하게 “그뤠잇!(Great)”을 외쳤다. 그의 외침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콕 박혔고, 2017년 하반기를 점령한 유행어가 됐다.

 

“결혼 조하”

SBS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하고 있는 추자현-우효광 부부는 수시로 서로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안방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에게 결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려주고 싶다”던 ‘우블리’ 우효광은 촬영 내내 서툰 한국어로 “결혼 조하”라고 말하면서 추자현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그 덕에 많은 싱글들의 결혼 욕구가 자극 받고 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지난 2014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 유혹의 거인 편에서 등장한 장면이 뒤늦게야 화제를 모으며 유행어를 제조했다. 제작진이 준비한 몰래카메라에 넘어간 정형돈이 갑작스럽게 유재석이 등장하자 "형이 왜 거기서 나와?"라고 했고, 당황에 물든 정형돈의 얼굴과 찰진 자막의 조화가 웃음을 자아내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도 뜬금없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등장할 때 드립으로 자주 쓰인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국내 맥주 브랜드의 CF에 등장하자, 네티즌들이 형이 왜 거기서 나오냐며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사진 =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tvN 'SNL코리아' MBC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OCN '구해줘' SBS '미운우리새끼' KBS2 '김생민의 영수증' SBS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 MBC '라디오스타'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영화 '범죄도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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