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멜로’의 대세 속에서도 스무 살 청춘 로맨스는 여전히 살아있다. 젊은 신예들을 대담하게 주연으로 내세운 MBC ‘위대한 유혹자’가 대표적으로 방영을 앞둔 청춘 드라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인물 구도나 스토리는 영화 팬들에게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유혹’이라는 소재를 다룬 18세기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모티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로 사랑과 유혹을 그려낸 이 소설은 국적과 시대를 초월해 여러 나라에서 수 차례 영화화됐다. 또 당대 최고의 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대표적으로 다섯 작품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한국 청춘물로 드라마화되는 ‘위대한 유혹자’와 함께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위대한 유혹자(2018)

과거 만들어진 작품 5편을 살펴보기 전에 3월 12일 방영을 앞둔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의 캐스팅을 확인하는 게 순서다. 배경은 현대의 한국으로, 신예 청춘스타들을 대거 주연으로 낙점했다. ‘유혹자’ 역에 우도환, 여주인공이자 ‘유혹당하는 자’ 역으로는 조이가 나선다. 원작에는 ‘유혹 게임’을 설계하는 또다른 여주인공이 있는데, 이 역할은 문가영이 맡는다. 여기에 또다른 바람둥이 남자 캐릭터로 김민재가 합류해 주인공 4인을 완성했다. 제작진은 원작 소설에서 모티브를 얻긴 했지만 별개의 순수 창작물이라며 스토리의 차별성을 예고했다. 

 

★위험한 관계(1988)

1988년 만들어진 영화 ‘위험한 관계(Dangerous liaisons)’는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18세기 원작 소설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 남자주인공인 ‘유혹자’ 역은 존 말코비치, 순수한 여주인공인 ‘유혹당하는 자’는 미셸 파이퍼가 맡았다. 또 둘의 유혹 게임을 설계한 배후의 여주인공은 글렌 클로즈가 연기해 원작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구현했다. 키아누 리브스-우마 서먼이 풋사랑을 펼치는 또다른 남녀 커플로 등장해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발몽(Valmont, 1989)

비슷한 시기에 ‘위험한 관계’를 영화화해 비교됐던 작품인 ‘발몽’에선 영국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 콜린 퍼스가 ‘유혹자’인 남자 주인공 발몽 역을 맡아 매력을 뽐냈다. ‘유혹당하는 자’로는 메그 틸리가, 배후의 여주인공으로는 할리우드 유명 스타인 아네트 베닝이 열연했다. 콜린 퍼스와 아네트 베닝 두 사람 외에는 캐스팅 면에서 ‘위험한 관계’보다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Cruel intentions, 1999)

‘위험한 관계’의 스토리를 1990년대 미국 맨해튼의 상류층 고교생들에게로 옮겨온 리메이크 작품이다. ‘꽃미남’ 청춘 스타였던 라이언 필립이 ‘유혹자’, 리즈 위더스푼이 ‘유혹당하는 자’, 사라 미셸 겔러가 배후의 설계자인 또다른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비슷한 스토리이면서도 보다 진취적이고 현대적으로 바뀐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라이언 필립과 리즈 위더스푼은 이 영화 이후 결혼에 골인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조선시대로 배경을 바꿔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사극판 ‘위험한 관계’이다. 수많은 아녀자를 넘어오게 만든 ‘유혹자’로 배용준이, 정절을 지키려는 ‘유혹당하는 자’로 전도연이 출연하며 배후에서 유혹 게임을 조장하는 또다른 여주인공으로는 이미숙이 출연해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조선시대의 연애’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맞춰 아름다운 의상과 배경, 감성적인 스토리 전개 또한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험한 관계(2012)

가장 먼저 언급한 ‘위험한 관계’와 같은 제목이지만 배경이 1930년대의 중국 상하이로 바뀌고, 한국과 중국의 합작이 눈길을 끄는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의 스타 장동건이 모든 여자들의 사랑을 받는 ‘유혹자’로 등장하고, 정숙한 미망인이자 ‘유혹당하는 자’는 중화권 스타 장쯔이가 맡았다. 유혹을 제안하는 배후의 여주인공은 장백지가 맡아 ‘장씨 배우 트리오’라고 불렸다. 멜로 영화로 유명한 허진호 감독의 작품으로, 이전의 리메이크작들보다 잔잔하다는 평가다. 

 

사진출처=MBC,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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