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못을 박느냐 마느냐는 생각보다 큰 문제다. 

못을 박는 작업 자체가 초보자에겐 꽤 힘든데다,  한 번 못을 박아 놓으면 벽지를 새로 바르기 전까지는 눈에 계속 띈다. 

도배를 다시 한다고 해도 세든 집인 경우에는 집주인의 눈총이 무섭다. “전세를 줬더니 못을 몇 십 군데나 박아놨다”는 집주인들 사이의 푸념은 세입자들에게는 결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다.

다행히 기술의 발전으로 못을 박지 않고도 액자나 물건을 걸어놓을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방법을 몰라서 못과 망치를 들고 망설이기만 하는 이들이 흔하다. 알아두면 집 꾸미기가 훨씬 편해진다. 

'블루택'으로 사진을 고정시키는 모습.

 

★못 대신 점토, 블루택

‘블루택’은 영국 BOSTIK사에서 생산하는 접착 점토의 이름이다. 점토처럼 주물러 반죽한 뒤 원하는 양만큼 떼어서 붙이는 방식이다. 떼어내도 착색 현상이 없고, 물이나 먼지가 묻지만 않으면 재사용이 가능해 셀프 인테리어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유리처럼 매끄러운 표면이나 일반 벽지 표면, 나무 표면 등 거의 모든 벽면에 사용이 가능하다. 단 너무 무거운 물건은 고정할 수 없고, 500g을 넘지 않는 피규어나 리모콘, 포스터, 사진 등을 붙이는 데 적절하다. 벽지의 경우 지나치게 미끄럽거나 펄이 많으면 잘 붙지 않을 수 있다. 

 

★바늘구멍처럼 감쪽같이, 꼭꼬핀

블루택보다는 좀 무거운 물건을 못 없이 걸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이 일명 ‘꼭꼬핀’이다. 플라스틱으로 된 걸이 아래에 긴 바늘 모양의 침이 여러 개 달려 있는 형태인 꼭꼬핀은 벽지에 핀을 꽂아 걸이를 지탱하게 하는 방식이다.

벽지에 구멍이 뚫리긴 하지만 뽑아내고 난 뒤 벽지를 잘 문질러 펴주면 못을 박는 것보다는 훨씬 티가 덜 난다. 벽지가 살짝 들떠 있는 곳에 꽂으면 특히 좋다. 하지만 잘못하면 핀이 꽂히는 도중 벽지를 뚫고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무거운 물건을 걸면 벽지가 찢어지면서 핀과 함께 떨어질 수 있다.  

고리의 형태가 다양한 '꼭꼬핀'.

 

★못이긴 한데 착한 못

이른바 ‘착한 못’으로 불리는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블루택이나 꼭꼬핀으로 해결이 어려운 무거운 물건을 콘크리트 벽에 걸어야 할 때 필요하다. 크기가 일반 못보다 훨씬 작은 핀에 플라스틱 고리가 달려 있는 형태로, 전동 드릴 없이 초보자도 망치질 몇 번으로 쉽게 박을 수 있다.

핀이 하나인 것부터 네 개인 것까지 형태가 다양하며, 핀이 많을수록 견딜 수 있는 하중은 무거워진다. 뽑아내도 벽지에 아주 미세한 구멍만 남으므로 자국 걱정 없이 못질 시도가 가능하다. 

 

★타일에도 눈에 안 띄게, 투명 후크

깨끗해 보이는 것이 인테리어의 생명인 욕실이나 부엌의 매끄러운 타일에 못을 박는 것은 무엇보다 꺼려진다. 또 블루택 등 접착 방식의 재료로는 해결이 안 되고 반드시 후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활용할 만한 것은 ‘투명 후크’다. 후크에 넓은 양면 투명 스티커가 붙어 있는 형태인 투명 후크는 붙였을 때 눈에 잘 띄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하중이 꽤 무겁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특히 스티커의 넓이가 넓을수록 무게를 잘 견딘다. 흔히 볼 수 있는 정사각형의 투명 후크는 약 3kg를 견디므로, 욕실의 반신욕 전용 욕조나 대야, 작은 선반 등을 걸기 좋다.  

타일 등 매끈한 표면에 적합한 '투명후크'.

사진출처=블루택, 볼트몰, 재미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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