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배우 봉태규의 SBS ‘리턴’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봉태규가 분한 김학범은 표현 그대로 안하무인인 캐릭터다. 도덕성은 둘째치고, 분노에 일정한 동기조차 없다. 자신의 뜻에 반하면, 오래 알고 지낸 친구마저도 가차없이 돌로 내리찍어 버리는 인물이었다.
 

“준이(윤종훈 분) 장례식장에서 가짜로 오열하는 장면이 대본상에서는 ‘학범이 오열을 하고 부축해서 실려나간다’고 돼있었어요. 감독님한테 ‘악어의 눈물을 흘려야 합니까’ 했더니 ‘그런 게 있어야 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누가봐도 이상한 신이 될 수도 있겠다 했는데 시청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어요”

극중 김학범이 저지른 만행은 훨씬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 헬멧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폭행한다 거나, 여자를 자신의 도구처럼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김학범이 각인된 건 자신의 손으로 죽인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모습이었다. 봉태규는 “학범이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행동을 했던 것 같아요. 기존 악역들의 전형을 절묘하게 비켜간 거죠”라고 설명했다.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위해 봉태규는 주동민 PD와 많은 디테일을 잡아 나갔다. 당초 김학범은 백수 캐릭터로 설정됐었다는 후문. 찬송가 벨소리 역시 주동민 PD와 의논 끝에 탄생했다. 기존 극들이 그려온 재벌의 고리타분함을 벗기 위해 수트를 입지 말자고 제안한 건 봉태규였다.
 

(사진=iMe KOREA)

김학범은 악벤저스의 연적인 최자혜(박진희 분)보다 오태석(신성록 분)과 더 많은 신을 함께 했다. 봉태규는 “학범이가 죽는 장면을 보고 울컥 했어요. 그 마지막 순간에 그래도 기댈 수 있는 건 태석이 밖에 없다는 느낌? (신)성록이를 보는데 울컥울컥 하더라고요. 실제로 성록이한테 형같은 면모가 있어요”라며 배우 신성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선한 인상의 봉태규였기에 가족들이 김학범의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도 작지 않았다. 그는 “장모님이 아내한테 전화를 해서 집에 별일이 없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봉서방이 연기를 참 잘하는데, 무의식 안에 내재돼 있는 거 아니니’라고 하셨대요. 아내 걱정을 참 많이 하시더라고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봉태규는 “그 이야기를 듣고 엄청 웃었어요. 나중에 ‘장모님, 사실은 제가 일상생활이랑 간극이 커서 이런거 연기할때 일상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잘 할 수 있다’고 설명을 했는데 장모님이 들으시고 어디까지 받아 들이셨는지는 모르겠어요. 제 무의식을 의심하시는 장모님 반응이 가장 재밌었어요”라고 밝혔다.
 

(사진=iMe KOREA)

지독한 악역 이후 봉태규가 선택한 건 바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다. 말 그대로 아빠로의 ‘리턴’이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해 봉태규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제 몸이 힘드니까 육아를 피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내가 일 때문에 호주에 2주 정도 가서 아이를 돌본 적이 있는데 아빠로서 그런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았어요”라고 전했다.

또 “아들이 정말 예쁘거든요. 걱정이 많이 되기는 하는데 많은 분들에게 예쁨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다른 직업을 가진 분들보다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라며 시청자이 열린 마음으로 맞아주길 바라는 속내도 털어놨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함께 개인 팟캐스트 ‘우리는 꽤나 진지합니다’를 차후 행보로 선택한 봉태규. 연기는 물론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자주 그의 얼굴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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