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팬들에게 ‘대만 청춘 로맨스’는 꽤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앞서 여러 작품들이 그 시절의 감정을 되새겨주면서 상큼한 연애 감성을 폭 심어왔다. 우리네 가슴 깊숙한 곳에 아직도 ‘인생영화’로 남아 있는 작품들을 되돌아봤다.

  

‣ 말할 수 없는 비밀(2007)

예술학교로 전학 온 상륜(주걸륜)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피아노에 천부적인 소질을 발휘한다. 학교를 둘러보던 중, 신비스러운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옛 음악실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샤오위(계륜미)를 만난다. 조금씩 애틋함이 싹트는 두 사람. 그러나 상륜이 샤오위를 더 알고 싶어할 때마다 그녀는 비밀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만 짓는데...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중화권 대표 엔터테이너 주걸륜이 14세 시절 자신의 첫사랑 경험을 소재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각본, 감독, 주연까지 맡아 능력치를 뽐냈다. 세련된 연출과 감동적인 음악,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해, 개봉한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특히 아름다운 풍경과 서정적인 피아노곡들로 관객들의 달콤하고도 아픈 첫사랑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 청설(2010)

부모님의 도시락 전문점 일을 돕고 있는 티엔커(펑위옌)는 배달을 나갔다가 만난 양양(진의함)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인 언니 샤오펑(진연희)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그녀는 여유가 없다. 힘든 와중에도 씩씩한 그녀에게 더욱 매혹되는 티엔커. 드디어 어렵게 데이트에 성공한 저녁. 양양의 언니 샤오펑이 사고를 당하고, 양양은 자책하며 티엔커를 점차 멀리하게 된다.

‘청설’(감독 청펀펀)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수화를 통해 벌어지는 티엔커와 양양의 대화는 언어의 파동이 전달되지 않아도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한다. 언뜻 대책없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무대책 가운데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신하는 대목은 짙은 감동을 남긴다. 영화 속에서 언니 샤오펑이 양양에게 “네가 날 떠나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면 너무 기쁠 거야”라는 대사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2)

이제 막 17살이 된 나 커징텅(가진동)은 ‘발기’ 쉬보춘, ‘뚱보’ 아허, ‘머저리’ 라오차오, ‘사타구니’ 랴오잉홍 등 친구들과 인상적인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최고의 모범생 션자이(진연희)를 좋아한다. 녀의 눈에 띄고 싶은 커징텅. 그러나 마음과 달리 자꾸 일은 어긋나고, 애써 한 고백에도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15년 후 그는 션자이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구파도)는 학창시절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꺼내보게 만드는 영화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소년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소녀의 모습은 관객들의 시계를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려 놓았다. 특히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를 지닌 진연희의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대와 국적과 넘어 어디에나 있을법한 친근함, 어설프지만 반짝반짝 빛났던 그 시절의 멜로감성은 대만은 물론, 한국 관객에게까지 어필에 성공했다.

  

‣ 나의 소녀시대(2016)

때는 1994년 대만. 유덕화 마누라가 꿈인 평범한 고등학생 린전신(송운화)이 학생회장 오우양(이옥새)에게 한눈에 반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건 학교 얼짱 타오민민(간정예)! 린전신은 마침 타오민민을 짝사랑하는 날라리 소년 쉬타이위(왕대륙)와 손을 잡고 첫사랑 사수하기에 나선다.

‘나의 소녀시대’(감독 프랭키 첸)는 2016년 한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큰 인기를 누리며 많은 여성팬들을 ‘왕대륙 앓이’에 빠뜨린 바 있다. 유덕화, 여명, 곽부성, 장학우.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까지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4대천왕에 쏙 빠진 대만 소녀의 모습이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케하며 한국 관객들을 더욱 그 감성에 공감하게 만들었다.

  

‣ 카페 6(2016)

1996년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열아홉 살, 관민록(동자건)과 소백지(임백굉)은 각각 같은 반 심예(안탁령)과 채심(오양니니)를 사랑하고 있다. 꼴등을 다투는 성적도, 사고치고 벌받는 것도 모두 함께하는 단짝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두 사람. 과연 첫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카페 6’(감독 오자운)는 대만 청춘 로맨스의 풋풋한 감정을 고스란히 잇는 작품이다. 2007년 오자운 감독이 집필한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좋아하는 사람과 교환일기를 함께 쓰고 카세트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하여 마음을 전하는 등 그때 그 시절의 아기자기한 추억과 향수로 관객들을 빠뜨린다.

  

‣ 안녕, 나의 소녀(2018)

‘안녕, 나의 소녀’(감독 사준의)는 고백하지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내야 했던 1997년 첫사랑을 어느 날, 하루아침에 학창시절로 돌아가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그린 영화다. 오랜만에 국내 극장가에 찾아오는 대만 청춘 로맨스 영화로, 봄 무드에 꼭 맞는 연애감각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안녕, 나의 소녀’는 ‘나의 소녀시대’를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배우 송운화가 짝사랑의 그녀 은페이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이전 작품과 사뭇 다른 매력으로 대만 로코퀸의 자리를 확고히 한다. 또 그녀를 몰래 좋아하는 소년 정샹 역에는 가진동, 왕대륙과 함께 ‘대만 3대 미남’으로 불리는 류이호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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