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품격유지 때문인지 평소 ‘각’을 제대로 잡지 못한 뭉툭한 비판성명을 내놓기 일쑤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달라졌다. 4.27 남북정상회담 성과 및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에 탄력받은 촌철살인의 말말말로 연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판문점 선언’을 ‘남북 합작 위장평화쇼’라고 평가절하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첫 타깃이다. 김효은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28일 ‘홍준표 대표님, ’위장(胃腸)의 평화‘부터 챙기셔야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현안 브리핑에서 “매번 하던 당 원내대책회의도 취소하고 집에서 TV로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홍 대표의 속이 편치 않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속이 뒤틀려도 좀 참으시라”면서 “가을에는 2018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텐데 위장병 생기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홍 대표님 ‘위장’의 ‘평화’를 위한 쇼라도 하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대표는 판문점 선언이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김정은과 문 (대통령)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비판했다. 28일에도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 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면서 “문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를 국민과 함께 우려한다”고 비난을 이어간 바 있다.

두 번째 대상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고 비난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28일 “나경원 의원의 ‘어처구니 없는’ 노이즈 마케팅이 또 시작됐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평소 생략된 ‘주어’를 읽어내지 못하는 독해력에 의문은 있었지만 국어 실력이 이 정도라니, 국민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나 의원의 거꾸로 마케팅이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1월에는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 주장하고, 남북단일팀 구성을 반대하는 서한을 IOC와 IPC에 보내 국민 비난이 들끓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까지 지낸 4선 중진의원의 인식과 품격에 맞지 않다”고 힐난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에 대해 의결고 달고 싶거든 좀 더 신중하시라”면서 “나경원 어록이 점점 쌓이다보면 나 이런 사람이요라는 ‘나경원 선언’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거듭 질타했다.

앞서 나경원 의원은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히 한반도의 비핵화만 이야기했다” “북한에 모든 것을 내주고 퍼주면서 실질적으로 얻은 것이 없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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