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에서 “시리즈물은 힘들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이런 편견에도 불구하고 시네필들의 기대감을 전하는 연작 영화들도 있다. 바로 세 편 연속 흥행에 성공했던 ‘조선명탐정’과 두 번째 편으로 돌아오는 ‘탐정’이 그 주인공이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스타트를 끊은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사라진 놉의 딸’(2014), ‘흡혈괴마의 비밀’(2018)까지 세 편 모두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시리즈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2015년 2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랑을 받았던 ‘탐정: 더 비기닝’도 오는 13일 두 번째 시리즈 ‘탐정: 리턴즈’로 컴백한다.

날카로운 유머, 흥미를 자극하는 추리, 주연배우들의 케미스트리까지 다양한 재미로 무장한 두 시리즈를 비교해봤다.

 

#유머 #투톱케미 #웃음폭발

‘조선명탐정’, 그리고 ‘탐정’ 시리즈가 팬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을 수 있던 건 특유의 유머코드 덕이다. 김명민-오달수, 권상우-성동일 투톱 주연배우들의 케미스트리는 관객들의 공감을 유발하는 건 물론, 서로 투닥투닥 나누는 만담과 리액션으로 러닝타임 내내 배꼽을 쥐락펴락한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김민(김명민)-서필(오달수) 콤비는 같은 듯 다른 캐릭터 호흡으로 웃음을 만들어왔다. 조선 최고의 두뇌이자 여자라면 눈이 뒤집히고, 여기저기 사고만 치고 다니는 김민과 늘 그를 나무라지만 뒤에서 사고를 수습해주는 충복 서필의 허당 유머는 시리즈 흥행의 1등 공신이다. 가끔은 서로를 오해하며 토라지지만, 어느 순간 함께 고난을 헤쳐가는 모습은 웃음과 더불어 흐뭇함을 전한다.

극의 한 축으로 활약한 배우 오달수는 앞서 성추문으로 활동을 올스톱한 상황이라 '조선명탐정' 시리즈 존폐에 대한 팬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작사 청년필름 측은 "다음 편 기획개발중이다"라며 "버디로 할지 원톱으로 할지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는 말을 더했다.

 

‘탐정’ 시리즈 속 강대만(권상우)-노태수(성동일) 콤비는 극과 극 케미가 인상적이다. 천재적인 추리실력을 갖고 있지만 어리버리한 성격의 대만, 불같은 성미의 베테랑 형사 태수가 함께하는 수사는 예측불허의 폭소를 선물한다. 그리고 둘 모두 집에선 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공처가라는 공통점을 가지면서 짠내나는 가장의 애환도 담아낸다. 이번 ‘탐정: 리턴즈’에선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가 합류해 함께 탐정사무소를 개업한다. 업그레이드 된 트리플 유머를 예고, 관객들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탐정: 리턴즈'는 지난달 30일 언론시사회를 개최, 언론의 호평을 끌고 있다. 전편보다 유쾌해진 웃음으로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역대급 흥행 시리즈의 탄생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어디까지 인기를 이어갈지 궁금증을 더하는 중이다.

 

#무거운메시지 #가벼운풀이 #팝콘무비

‘조선명탐정’ ‘탐정’ 두 시리즈 모두 가벼운 코미디 무비의 외피를 썼지만, 그 내면엔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객들에게 생각할만한 지점을 남기지만, 이를 매끄럽게 연출해 팝콘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조선명탐정’은 다양한 소재로 영화 팬들의 흥미를 자극해 왔다. 첫 번째 작품이었던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선 공납 비리를 숨긴 관료들의 음모, ‘사라진 놉의 딸’에선 조선을 뒤흔든 불량은괴 유통 사건, ‘흡혈괴마의 비밀’에선 권력을 향한 정치인들의 비뚤어진 모습을 조명했다. 지금 현 시점에서도 유의미한 사회문제의 은유다. 그 한 가운데 서있는 김민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점을 진단해 관객들의 통쾌함을 전한다.

  

‘탐정: 더 비기닝’도 역시 우리 사회의 문제인 경찰의 비리를 파헤쳤다. 이번 신작 ‘탐정: 리턴즈’에서는 약혼녀 사망사건을 내세우면서 만연한 보험사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현 사회를 진단했던 ‘조선명탐정’에 비해 시대 자체가 현재를 그리고 있기에 관객들에게 더 가깝게 접근한다. 여기에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든 ‘돌직구’ 캐릭터들의 무대뽀 수사는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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