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는 봄에는 ‘벚꽃 엔딩’, 시원한 먹을거리가 생각나는 계절에는 ‘서머 푸드송’이다.

음식을 소재로 한 노래는 꽤나 많지만, 세월이 지나도 사랑받는 베스트 푸드송은 왠지 여름 음식을 노래한 것이 대세로 보인다. 가사만으로도 시원함을 선사하는 데다, 더운 계절 차가운 음식에 대한 러브송은 어떤 사랑 고백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인기를 모은 ‘평양냉면’부터 여름이면 빼놓을 수 없는 ‘빙수’까지, 수많은 푸드송 중에서도 여름의 플레이리스트를 장식하기에 제격인 ‘레전드’들을 꼽아본다.

 

사진=코엔스타즈

 

#평양냉면(유세윤X정상훈)

‘뼈그맨’ 유세윤과 정상훈이 2015년 발표한 이 곡은 올해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평양냉면이 올라가면서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위트 있는 가사가 특징인 UV 멤버답게 ‘처음 만났을 때 그 맛은 네 맛도 내 맛도 난 참 아니야’, ‘평양이란 이름 때문에 간첩이란 오해받을까봐 두려워’, ‘No pain no gain, no 겨자 no 식초’ 등의 말로 평양냉면 특유의 ‘밍밍한’ 맛을 재미있게 표현해 "역시 유세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파리바게뜨

 

#콩떡빙수(악동뮤지션)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2013년 발표한 ‘콩떡빙수’는 베이커리 매장인 파리바게뜨의 실제 콩떡빙수와 함께 큰 인기를 모았다. ‘달콤한 팥앙금 후식으로 방금 먹고 또 먹고싶은 쫄깃쫄깃 콩떡’, ‘너의 빈 숟가락을 채울 빙수 컵빙수 콩떡빙수’ 등의 가사가 빙수 마니아들의 심금(?)을 울린다. 2018년 여름을 맞아 새로운 편곡으로 재발매돼, 다시 한 번 여름 푸드송 최강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월간 윤종신

 

#팥빙수(윤종신)

2001년 윤종신 9집에 수록된 ‘팥빙수’는 푸드 송에 별 관심이 없는 이들도 아는 오래된 명곡이다. 타이틀곡이 아니었음에도 타이틀 못지 않게 사랑받았고, 곳곳에서 리메이크됐다. 여름이면 디저트 매장 플레이리스트를 반드시 장식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 내용은 ‘팥 넣고 푹 끓인다, 설탕은 은근한 불, 서서히 졸인다 졸인다’, ‘찰떡 젤리 크림 연유 빠지면 섭섭해’ 등으로 팥빙수의 제조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며 애정을 표현한다. 자매품(?)으로 2014년 윤종신이 발표한 ‘눈송이 빙수’도 있다.

 

사진=MBC '무한도전'

 

#냉면(제시카, 박명수)

‘국민 예능’으로 불리다 올해 막을 내린 MBC ‘무한도전’의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유달리 사랑받는 푸드송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끈 노래가 박명수와 제시카의 ‘냉면’이다. 냉면을 ‘冷面’으로 해석해 ‘차가운 얼굴’이라는 부제를 달고 중의적인 의미까지 노렸다. ‘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널 보면 너무나 또다시 봐도 너무나 차디차 몸이 떨려’ 등의 가사로, 냉면인지 차가운 연인인지 헷갈리는 대상을 향한 러브송이다.  

 

사진=MBC '무한도전'

 

#영계백숙(애프터스쿨, 정준하)

‘냉면’과 함께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가 만들어낸 히트곡으로 애프터스쿨과 정준하의 ‘영계백숙’이 있다. 여름을 대표하는 차가운 음식은 아니지만, 가상의 세계 ‘누들랜드’의 메밀리아 공주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 용병 ‘영계백숙’이 나선다는 내용의 독특한 가사와 ‘영계백숙~오오오’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이열치열’을 사랑하는 미식가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작사, 작곡은 윤종신이 맡아, ‘팥빙수’의 작곡가다운 일류 푸드송 메이커로서의 재능을 다시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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