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했다.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운 ‘무법변호사’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9%, 최고 10.2%였다. 또한 tvN 타깃 시청층인 2049 시청률은 평균 4.7%, 최고 5.3%를 기록했다. 가구와 타깃 모두 각각 케이블-종편 포함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 5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7월 1일 마지막회까지, 안방극장에 강렬한 한 획을 그은 ‘무법변호사’가 남긴 것 세가지를 정리했다.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 격이 다른 국보급 연기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라 불리는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의 격이 다른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봉상필’ 역을 맡은 이준기는 대역 없이 원테이크 리얼 액션 연기부터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매회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작과 180도 다른 걸크러쉬 꼴통변호사 ‘하재이’ 역을 맡은 서예지는 몸 사리지 않은 액션은 물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본 능동적이고 강인한 여성 변호사의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줬다.

고결한 성녀의 미소 뒤 검은 민낯을 가진 ‘차문숙’ 역의 이혜영은 적폐 판사의 모습을 대사 한마디 필요 없는 서늘한 눈빛 연기만으로 표현,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관록의 연기를 선보였다. 어시장 깡패 출신 ‘안오주’ 역을 맡은 최민수는 내공 있는 액션 연기와 폭발하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특히 캐릭터를 위해 직접 머리를 M자로 이발하고 눈썹을 들썩이는 등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염혜란-김병희-임기홍-서예화-최대훈-안내상-박호산-김광규-차정원 등 조연들의 열연 또한 ‘무법변호사’의 인기에 뒷받침해주었다.

  

탄탄한 필력x몰입도 甲 연출력

회가 거듭될수록 반전의 반전을 더해 마지막까지 추리를 해야 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물론, “제가 법정에 서는 한 죄 없는 사람이 법으로 살해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4회) 촌철살인 명대사도 호평 받았다. 특히 김진민 감독은 거악소탕 법정활극에 걸맞게 현란한 카체이싱씬 등 액션에 코미디, 로맨스를 가미해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특히 봉상필과 기성시장 살인사건 진범이 치열하게 대치한 터널씬(3회), 봉상필과 차문숙이 디케 여신상과 故차병호 동상 옆에 나란히 선 선악 대비씬(11회) 등이 ‘무법변호사’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입체적인 캐릭터 관계가 주목 받았다. 최대웅(안내상 분)의 오른팔이었던 권만배(이현걸 분)가 차문숙의 오른팔이 되고 안오주의 충직한 부하 김비서(정영훈 분)가 차문숙의 사주를 받고 안오주를 살해하려 하는 등 때로는 아군처럼, 때로는 적군처럼 서로의 이해관계로 얽힌 것. 이에 서로의 목을 향해 칼날을 겨눴던 두 사람이 일시적 동맹을 맺거나 아군이 돌연 적군의 첩자가 되는 등 관계의 전세 역전이 재미를 배가했다. 

‘작은 악’으로 ‘거악’을 물리친다는 독특한 서사구조 역시 돋보였다. ‘무법변호사’는 처음부터 정의의 심판과 악의 대립이라는 정면돌파를 선택, 이에 안오주와 은밀하게 내통했던 우형만(이대연 분)과 차문숙의 오른팔 남순자(염혜란 분) 등을 이용해 안오주에 이어 차문숙을 무너트리려는 봉상필의 복수 행보로 쾌감을 선사했다.

  
現 시대상 투영한 고구마 현실에 날리는 핵사이다

‘무법변호사’는 무전유죄 유전무죄, 전관예우, 부패 사슬 최정점에 앉아있는 두 얼굴의 법관 등 답답한 현실을 다루면서도 기존 법정물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다. 이에 기성이라는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지금껏 법정물에서는 본 적 없는, 법과 무법(無法)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무법변호사’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특히 조폭 출신으로 정의 구현에 나선 봉상필이 법조 최고 명문가 출신이자 ‘악의 화신’ 차문숙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는 반격으로 부정부패와 비리, 탐욕, 위선으로 가득한 씁쓸한 현실에 사이다 같은 희망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서로를 속고 속이는 두 사람의 빅픽처와 극을 관통하는 숨겨진 진실은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한껏 발동시켰다.

“진정한 정의와 치열한 공분의 가치를 깨닫고 불의와 싸우는 과정을 통해 마지막까지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한 윤현호 작가의 말처럼, ‘무법변호사’는 극에서나마 현실에 한 명쯤은 있었으면 하는 대리만족 캐릭터를 통해 답답한 고구마 현실을 타파하며 속 시원한 쾌감을 선사했다.

  

<사진> 무법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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