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가 1일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돼 27일째 억류 상태라고 밝혔다.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현지 한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했다．납치된 우리 국민 1명은 현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60대 남성으로 장기간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 부족 세력 내 민병대가 납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납치 세력의 정확한 정체나 요구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218NEWS'라는 리비아 매체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납치 피해자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총 2분43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3명의 필리핀인과 1명의 한국인이 바닥에 앉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두번째로 등장해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중년 남성은 "대통령님, 도와달라.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다(please help me, president, our country South Korea)"라고 말했다. 수척하고 불안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 남성은 또 아내와 아이들을 언급하며 재차 "Help me"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국적의 다른 납치 피해자들도 영상 속에서 "음식과 물이 없다.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며 자국 대통령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리비아 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며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 납치된 우리 국민이 무사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리비아대사관은 납치 신고를 접수한 직후 대사와 공관 직원 2명을 대사관이 위치한 튀니지에서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리비아에 급파했다. 또 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리비아 외교부 및 내무부 등 관계당국을 접촉해 사건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외교부도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달 6일 오후 9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해 우리 국민의 소재를 파악하고 안전한 귀환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이후 외교부 본부의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중심으로 24시간 대응 체제를 유지해왔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고가 접수된 당일 오후 8시18분께 아덴만에서 임무수행중이던 청해부대를 피랍 현지 해역으로 급파했다. 청해부대는 현재 크레타섬 인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