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법원주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전방위적으로 벌어진 '사법농단' 파동을 수사 중인 검찰의 영장 신청을 잇달아 기각하고 있는 판사들에 대해 따끔한 비판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키는 중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자신을 법원주사라고 밝힌 A씨는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어제도 허언석(허경호/이언학/박범석) 영장전담 판사는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기각했다”며 최근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A씨는 “허언석 영장전담판사님은 국민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있나요?”라면서 “사법농단을 주도했던 박병대 등 최강의 특권세력이 쉽사리 척결되기는커녕 반드시 되살아날 것이라고 예측하시는 건 아니겠죠? 막강한 결정권을 휘두르지만, 평범한 일반 국민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기각사유는 실소를 자아낸다”고 썼다.

또 최근 영장 전담 판사들이 영장 발부와 관련 자신들의 권한을 벗어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들은 형사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심사할 뿐”이라면서 “특히 우리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은 99%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최근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영장 기각 관련 해명한 내용에 대해서는 “오늘 공보판사(?)를 동원해서 또 거짓해명을 하더군요”라면서 “압수영장은 꼭 유죄를 입증해야 발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피의사실‘ 소명이 아니라 ‘의심자료’를 제출하면 발부해왔던 압수영장”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이 유독 판사에 대한 영장 발부에 인색하다는 쓴소리도 했다. A씨는 “참고인(외교부)에게 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자(판사)는 범죄 은폐할 기회를 주는 허언석 판사님!”이라면서 “영장청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참고인에게 영장이 발부되겠습니까? 작은 불씨를 감싸려다가 온 집안을 불태우게 됩니다. 당신들은 지금 사법부 역사의 중심에 있습니다. 부디 벌거벗은 대로 활보를 멈추세요”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퇴근하시고 거울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세요. 이제 그만 양심의 옷을 입으세요!”라면서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등한 헌법정신을 지켜내는 헌법기관으로 돌아와 주세요”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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