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과 김태리가 눈 내리는 날 밤, 골목길에서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눴다.

1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서는 눈 내리는 한성의 밤거리를 걷던 애신(김태리)과 유진(이병헌)이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다시 마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캡처

“문라이트, 미라클, 미스터, 스트레인저, 선샤인”이라고 영단어를 읊조리던 애신은 “미스터...션샤인”이라며 유진을 떠올렸고 그 순간 깜박거리던 가로등 불이 켜지면서 건너편에 서 있던 유진이 눈에 들어왔다.

벅차오르는 감정에 굵은 눈물 줄기를 쏟아내는 애신과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애신을 바라보는 유진은 한적한 골목길로 걸어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애신은 “그날은 미안했소. 귀하의 긴 이야기 끝에 내 표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오. 귀하에겐 상처가 됐을 것이오”라고 사과했다. 이어 “나는 투사로 살고자 했소. 스스로를 다독였고. 그런데 귀하의 긴 이야기 끝에 내가 품었던 세상이 다 무너졌소. 귀하의 신분을 단 한번도 염두에 두지 않았고 막연히 난 귀하도 양반일 거라 생각했던 거요. 난 내가 다른 양반들과 조금은 다를 줄 알았소. 그런데 아니었소. 내가 품었던 대의는 모순이었고, 난 아직 가마 안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호강에 겨운 양반계집일 뿐이었소. 하여 부탁이니 부디 상처받지 마시오”라고 진심을 꺼내놓았다.

그러자 유진이 다가와 손을 내밀어 옷매무시를 가다듬어준 뒤 애신의 맨손에 검은 가죽장갑을 끼워줬다. 손을 잡더니 “그댄 이미 나아가고 있소. 나아가는 중에 한번 덜컹인 거요. 그대 계속 나아가시오. 난 한걸음 물러나니. 침묵을 선택해도 됐을 텐데, 무시를 선택해도 됐을 텐데 이리 울고 있으니 물러나는 거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엔 분명 차이는 존재하오. 힘의 차이, 견해 차이, 신분의 차이....그건 그대 잘못이 아니오. 물론 나의 잘못도 아니고.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만나진 것뿐이오. 그대의 조선은 행랑 어르신도 함안댁도 살고 있소. 투사로 사시오. 물론 애기씨로도 살아야 영리하고 안전한 선택이오. 부디 살아남으시오. 오래 오래 살아남아서 당신의 조선을 지키시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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