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남자축구 대표팀 및 야구 대표팀의 결승전이 초미의 관심사인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사실 남자 선수들의 병역특례 문제가 아니면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은 지금의 반도 안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아시안게임의 흥미 요소에서 병역특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때문에 스포츠 본연의 감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많지만, 어쨌든 이 때문에 특수한 드라마들이 탄생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마지막 병역특례 기회를 노리는 손흥민이 있는 남자축구 외 다른 종목에서도 병역특례와 관련된 드라마들이 펼쳐졌다. 이를 모아본다.

 

★정구 김진웅, 영장 받고 입대 20일 전 ‘금메달’

 

남자 정구 단식 금메달리스트 김진웅. 사진=연합뉴스

 

비인기종목이지만 ‘메달밭’ 효자 종목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국 정구 국가대표 김진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드라마틱한 병역특례의 주인공이 됐다. 김진웅은 9월 18일 입대 영장을 받은 상태에서 아시안게임에 출전, 29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엘버트 시(인도네시아)를 4대2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김진웅은 입대를 약 20일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획득에 성공, 4주 간의 군사훈련만을 받는다. 김진웅의 정구 남자단식 메달은 이요한(2010년 광저우), 김형준(2014년 인천)에 이어 이 종목 3회 연속 금메달로, ‘효자 종목’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펜싱 오상욱, 놓칠 뻔한 병역특례...단체전으로 ‘성공’

 

23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승리한 오상욱. 사진=연합뉴스

 

남자 펜싱 사브르의 오상욱은 개인전에서 아깝게 놓친 금메달과 병역특례를 단체전에서 획득해 대회 초반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이번 대회가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오상욱은 신예의 패기로 개인전 결승에 진출, 20일 아시안게임 개인전 3연패에 도전하는 '선배' 구본길과 맞붙게 됐다. 두 사람은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15-14로 구본길이 승리해 금메달을 가져갔다. 

하지만 3일 뒤 단체전이 남아 있었다. 개인전에서는 적이었지만 단체전에서는 동료로 함께 싸운 구본길에 힘입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3일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오상욱은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은,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고 병역 문제 역시 해결하며 웃었다. 

 

★양궁 이우석, 현역병의 은메달 2개 "군대 나쁘지 않다"

 

양궁 리커브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이우석. 사진=연합뉴스

 

남자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중 한 명인 이우석은 이미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군인 신분이다. 모두 알다시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가 적용돼 4주 간의 군사훈련으로 복무가 대체된다. 그럼 현역병인 이우석이 금메달을 따면 어떻게 될까. 답은 ‘조기 전역’이다.

그러나 이우석에게 ‘조기 전역’은 주어지지 않았다. 기회는 세 번 있었다. 혼성전은 여자 양궁 최강자 장혜진과 짝을 이뤘음에도 8강에서 탈락했고, 27일 단체전에선 대만에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마지막 기회였던 28일 남자 개인전 결승에선 선배 김우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우진은 세트승점 6-4로 이우석을 이기고 나서 “이우석의 병역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말했고, 이우석은 “군대는 나쁜 곳이 아니다”라고 인터뷰했다. 이우석은 예정대로 2019년 9월 전역한다. 

 

★병역 이미 해결한 야구 황재균, ‘또 나와 맹활약’

 

야구 대표팀 황재균. 사진=연합뉴스

 

일부 선수들의 의도적인 병역특례 노림수 논란과 함께 국민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야구 대표팀은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야구 대표팀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승승장구한 선수는 사실 병역특례가 필요없다.

지금까지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3경기에서 4홈런으로 팀내 최다 홈런을 친 황재균(KT)이다. 그는 이미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았다. 때문에 병역 걱정이 없는데도 맹활약 중인 황재균에 대해서는 별 비난이 없다.

황재균은 사실 6월 선동열 감독의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대회를 코앞에 둔 8월 13일 다시 부름을 받으며 ‘막차’를 타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안 뽑았으면 큰일날 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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