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가 1일 힘든 여정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에 ‘월드 클래스’ 스타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의 병역특례가 걸려 있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일반적인 아시안게임과 달리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만큼 방송 3사 스타 해설위원들의 경쟁도 뜨거웠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KBS, 안정환 해설위원의 MBC, 최용수 해설위원의 SBS가 ‘3색 해설’을 선보인 가운데, 시청률도 경기마다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신선한 아재’로 급부상한 최용수 해설위원이 화제몰이를 담당했고, 해설자로서 관록을 쌓아온 이영표, 안정환 해설위원은 시청률 면에서 승리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 얻은 것이 많은 해설위원 3인의 매력 입담을 결산해본다. 

 

★’아재 해설’ 최용수, 화제성은 ‘갑’…친근함+셀프칭찬+디스

 

해설 첫 도전에 '아재 어록'을 탄생시키며 화제몰이에 성공한 SBS 최용수 해설위원. 사진=SBS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해설에 처음 도전한 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아재 해설’, ‘예측불허 입담’ 등의 별명을 얻으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최 해설위원은 한 대회 2경기 해트트릭을 기록한 공격수 황의조를 보며 “전성기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셀프 칭찬’을 하는 한편, 1일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가 세리머니를 위해 광고판 위에 올라가자 “하지 마, 하지 마”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골을 넣고 광고판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했던 과거사가 알려지자 웃음은 두 배가 됐다. 또 최 위원은 ‘존경하는 선배’ 황선홍은 물론 박항서 최강희 등 축구인들을 줄줄이 소환해 ‘소환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누리꾼들은 “동네 아재와 함께 TV 보는 기분”, “그런데 그 아재가 보통 축구를 잘 한 게 아니어서 한 번 더 놀람”, “처음엔 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들을수록 경상도 사투리에서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며 호평했다. 그러나 시청률 면에선 대회 내내 MBC 안정환, KBS 이영표를 넘지 못하는 수치를 보였다. 최 위원 본인도 “안정환 이영표에 비하면 나는 새발의 피”라고 평했다.

 

★’예능 축구인’ 안정환, ‘후배 사랑’과 애정 가득 코멘트 화제

 

대표팀 황의조의 생일을 맞아 '금빛 케이크'를 들고 있는 안정환 해설위원(오른쪽)과 김정근 캐스터. 사진=MBC

 

해설위원으로서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화려한 선수 생활에 이어 지금은 방송인으로서도 사랑받고 있다. 

축구와 전혀 관계 없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해 요즘 세대에는 ‘예능인’으로만 각인돼 있기도 하지만, 해외와 국내,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만큼 후배들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 넘치는 코멘트들로 화제를 모았다. 

베트남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승우가 첫 골을 넣자 안 위원은 “우리 깜찍이, 깜짝 놀라게 해주네요”라며 애정을 표시했고 황의조의 두 번째 골에 대해선 전날 황의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금빛 케이크’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직접 알리며 “우리 케이크 먹고 힘을 낸 것 같아요”라고 함께 기뻐했다.

안 위원-김정근 캐스터가 황의조의 생일 축하와 금메달 기원을 위해 자카르타 시내를 이잡듯 뒤져 ‘금빛 케이크’를 찾아냈다는 일화도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안 위원의 MBC는 16강전과 결승전 등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 
 

★’예언문어’ 이영표, 냉철한 분석과 따끔한 촌철살인 ‘호평’ 

 

2018 러시아월드컵 기자간담회에서의 이영표 KBS 해설위원. 사진=연합뉴스

 

올해 열린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변함없는 신뢰를 받으며 KBS 축구 중계를 책임진 이영표 해설위원은 ‘예언’으로 대중적인 화제를, 막상 중계를 할 때는 냉철한 분석 및 따끔한 코멘트들로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었다. 

'경쟁자'인 안정환 MBC 해설위원이 “자꾸 예언을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은근슬쩍 ‘디스’를 했음에도 이 위원은 예언을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아시안게임 한일 결승전을 앞두고는 “일본에 3골 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 예언은 맞았지만, ‘3골 차’는 보기 좋게 빗나가 웃음을 나아냈다. 

‘예언’ 외에는 촌철살인의 쓴소리들이 어록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충격패를 당하자 이 위원은 “러시아월드컵 마지막 경기 상대였던 독일처럼 우리가 당했다”며 방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결승전을 앞두고는 “일본이 모리야스 감독의 지휘 하에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있다”며 “준결승까지 일본의 9득점 중 4골을 전반 10분 안에 넣은 만큼 초반부터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적인 조언도 내놓았다.

냉철함이 특징인 이영표 위원의 KBS는 8강전과 준결승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